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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갤럭시버즈 프로, 노캔·음질·가격 ‘삼위일체’


입력 2021.01.21 07:00 수정 2021.01.20 22:14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갤럭시 유저도 ‘진짜 노캔’ 무선이어폰 선택지 생겨

‘음질’ 향상 놀라운 수준…20만원대 동급 성능 최강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드디어 갤럭시 팬들에게도 제대로 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소음 억제) 무선이어폰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갤럭시버즈 프로’는 오랜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첫 노캔 제품인 ‘갤럭시버즈 라이브’ 성능은 사실 매우 아쉬웠습니다. 오픈형의 한계가 뚜렷해서 ‘노캔이 되긴 하네’ 정도의 의미가 있었던 듯합니다.


갤럭시버즈 프로는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바닥에서 최고로 꼽히는 애플 ‘에어팟 프로’와 나란히 놓고 비교해도 될 정도로 성능이 탁월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는 완전히 걸러주지 못했지만, 이륙할 기세로 힘차게 돌아가는 노트북 팬 소음이나 시끄러운 지하철 소리, 일상에서 나는 잡음들은 잘 차단해줍니다.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사실 노캔보다 더 좋았던 건 음질입니다. 평소 ‘갤럭시버즈 플러스’를 사용 중인데, 두 세대 만에 이렇게 진화된 소리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갤럭시버즈 플러스가 ‘무선이어폰치곤 음질이 괜찮다’는 정도였다면, 프로는 유선이어폰에 가까워졌습니다. 플러스는 음악을 들을 때 ‘통통’ 가볍게 튀는 느낌이 강합니다. 공간감은 거의 찾을 수 없고 플랫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프로는 저음과 중음, 고음을 골고루 들려주고 공간감이 풍부해졌습니다. 노캔 유무로 차이가 나는가 싶어 노캔 기능을 끄고 음악을 들어봐도 확실히 음질이 개선된 게 느껴집니다. 최근 체험해본 다양한 제조사의 무선이어폰 중 음질만큼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풍부해진 공간감은 달라진 이어팁 깊이와 생김새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어팁을 나란히 놓고 보면 프로가 귀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더 깊어졌습니다.


실제 착용했을 때도 플러스는 겉으로 튀어나오는 부분이 많지만, 프로는 안으로 쏙 들어가면서 밀착력이 생깁니다. 양쪽에 각각 오랜 시간 끼고 있을 때도 프로를 낀 쪽이 훨씬 덜 피곤했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왼쪽)와 ‘갤럭시버즈 플러스’ 유닛.ⓒ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대화 감지’라는 신박한 기능은 활용도가 괜찮았습니다.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말을 하면 자동으로 ‘주변 소리 듣기 모드’로 전환됩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살 때 번거롭게 이어폰을 빼지 않아도 되니 무척 편했습니다. 전환되는 시간도 1~2초 정도로 빠른 편입니다.


갤럭시버즈 플러스에도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이 있긴 했지만, 따로 설정을 만지느니 이어폰을 귀에서 뽑는 게 빨라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자동으로 해주니 잘 쓰게 됐습니다. 전환한 뒤 10초간 말을 안 하면 다시 자동으로 노캔으로 바꿔주니 귀차니즘 심한 사용자에게 딱입니다.


‘갤럭시 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앱)을 받아 함께 사용하면 터치 모드 변경, 이퀄라이저(EQ·Equalizer) 조절, 내 이어버드 찾기 등 다양한 기능을 더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왼쪽)와 ‘갤럭시버즈 플러스’를 착용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갤럭시버즈 플러스 사용 중 가장 불만이었던 건 주파수 간섭이었습니다. 지하철역 등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음악이 갑자기 끊기거나 간섭이 발생해서 짜증 날 때가 있었는데, 프로는 그런 현상이 아예 없지 않긴 해도 훨씬 덜해졌습니다.


통화 품질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전 제품들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시끄러운 곳에서는 여전히 상대방이 잘 안 들린다며 되묻는 경우가 많았고 외부 소음이 너무 크게 들린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긴 것은 큰 장점입니다. 완충 시 최대 8시간 재생할 수 있고, 무선 충전 케이스까지 합치면 최대 28시간 쓸 수 있습니다. 노캔 기능을 활성화하면 각각 최대 5시간, 18시간으로 줄긴 하지만요.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 구성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구성품은 특별한 게 없습니다. 본체와 양 끝이 USB-A와 USB-C인 케이블, 설명서, 여분의 이어팁이 끝입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비닐 사용을 줄이려고 했는지 여분 이어캡을 종이 상자 안에 넣어준 게 눈에 띕니다.


케이스 외관은 무광으로 지문이 덜 묻고, 플러스 모델보다 힌지가 부드러워졌습니다. 뚜껑은 자석으로 잘 달라붙습니다. 유닛을 케이스에 넣을 때 자성도 강해져서 ‘착’ 달라붙는 손맛이 있습니다. 유닛은 유·무광 조화가 어우러져서 반질반질한 조약돌이 떠오릅니다.


갤럭시버즈 프로 가격은 23만9800원입니다. 전작 라이브는 19만8000원, 플러스는 17만9300원으로 갈수록 값이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성능도 동반 상승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장 경쟁력이 충분해 보입니다.


애플 에어팟 프로가 값이 많이 내려오긴 했어도 정가는 아직 32만9000원으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갤럭시 팬들에게는 에어팟 프로의 대항마가 생겼다는 점, 그 대항마가 잘 뽑혔다는 점 자체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왼쪽)와 ‘갤럭시버즈 플러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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