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는 1강·2중에 막강한 후보 박원순
지금은 양자대결…박영선 압도적이지 않아
진보가치 대표하는 후보 돼야 범진보 결집"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리턴매치가 3년 만에 성사된 것과 관련해 "그때와 지금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때 박원순 전 서울시장(66.3%)·박영선 전 장관(19.6%)에 밀려 3위(14.1%)를 기록했지만, 이번 경선은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주택공급대책 설명회에서 "3년 전 경선은 박원순 전 시장이라는 막강한 후보가 존재했다. 소위 말하면 1강 2중 구도였다"며 "박 전 시장은 3자 구도에서 50%를 확보해 결선투표도 없이 본선이 확정됐다. 1위 후보가 있었다면 2중의 우상호·박영선 연합군이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 대해서는 "양자 대결이다. 3자 구도와는 선거의 속성 자체가 다르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전 장관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하지만 3년 전의 박원순 전 시장처럼 압도적 지지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스스로를 "진보적 가치를 대표하는 주자"라고 평가하면서 살아온 삶의 특징이 다르다는 점도 박 전 장관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꼽았다.
전략통이기도 한 우 의원은 "40%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진 것은 중도층의 이탈도 있겠지만 진보층이 떠났기 때문"이라며 "이걸 다시 결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진보를 대표할 가치 있는 후보가 나와야 범진보를 결집할 수 있다"며 "연말·연초 사면론이나 경제 3법 통과에 반대한 것은 이렇게 가면 진보 지지층이 떠나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 '민심이 아닌 문심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거는 현실"이라며 "우리당 지지층을 분석하고 그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활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친박 지지층의 환심을 유도하기 위해 극우로 돌변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며 "적어도 우상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흐름에서 이탈한 적 없고 함께 해왔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투기꾼과 건설사를 위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두 후보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대량 공급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우 의원은 강변북로·올림픽대로와 철길 위에 인공대지를 씌워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프랑스·독일 사례를 제시하며 실현 가능성도 강조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대문에서 4억원대 반전세를 살고있는 우 의원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후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27~29일까지 사흘간 후보자 접수를 받는다. 박 전 장관은 26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이 끝나면 2월 2일 민주당의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를 통해 권리당원이 참여하는 비대면 국민면접을 진행한다. 2월 9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2월 25~28일 투표해서 최종 후보를 도출한다. 경선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여론조사 5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