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대화하고 만나겠다 했으나 철저 무시
특권과 반칙없는 세상? 소통을 하는 대통령?
지금 들으면 '가짜뉴스' 아니랄 국민 있겠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뉴스를 '가짜뉴스'로 치부해 규제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야말로 희대의 '정권발 가짜뉴스'가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인터넷 상의 '가짜뉴스'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정권을 위한 '랜선보도지침'으로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것"이라며 "정권발(發) 가짜뉴스의 피해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 △야당과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 △지역·계층·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겠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하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문제 삼았다.
김종인 위원장은 "문 대통령 취임사는 '가짜뉴스'의 성지순례 코스가 된지 오래"라며 "대통령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다'고 주장했으나, 제1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여기기는커녕 야당을 철저히 무시해왔고 심지어 합리적 의심에 기초해 사안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야당을 법적 조치 운운하며 겁박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등의 대통령의 말을 지금 들어보면 '가짜뉴스'가 아니라고 생각할 분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정권발 가짜뉴스'가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일례일 뿐, 집권 기간 내내 쏟아진 '정권발 가짜뉴스'가 적지 않다며 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열 명 중 여섯 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마스크 대란 당시 정부·여당은 굳이 마스크를 다 쓸 필요가 없다, 방역 마스크가 아닌 면 마스크만 써도 충분하다고 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일에도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원전 경제성 조작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졌으며,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일자 하루만에 들통날 가짜뉴스를 생산해 SNS를 통해 유통하며 국민을 현혹시켰다"며 "정권이 '가짜뉴스'의 진원지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권발 가짜뉴스'는 단순 오보가 아니라 여론 호도와 국민 현혹을 위해 의식된 게 아니냐"며 "언론 장악 시도를 그만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