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장모씨, 임상싱리평가 진행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 25점에 근접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지속적으로 학대한 양모 장씨(35)의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지난해12월 초 검찰이 정인이의 양모 장씨를 상대로 임상 심리평가를 실시한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게 나왔다고 채널A는 2일 보도했다.
당시 평가는 녹화장비가 갖춰진 조사실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장씨는40점 만점에 사이코패스를 진단하는 기준인25점에 근접하는 점수를 받았다. 20점대 점수는 초범에게 흔히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고 범죄심리 분석가들은 판단한다.
장씨는 죄책감을 보이면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정인이를 잃어 괴로워하면서도 정서적 스트레스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정인이가 겪을 고통이 예상되는데도 유모차를 엘리베이터 벽에 밀쳐버리거나 힘들어하는 이를 놔두고 외출을 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범죄심리학자는 정인이가 숨진 당일에도 장씨는 큰딸을 평소처럼 어린이집에 보내고 구급차 대신 택시를 부르는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인이가 죽어가는 과정에 심리적으로 깊게 감정이 없다"며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죄의식이 없다는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입양 사실을 과시하듯TV에 출연해 여기저기 알리면서도 남편이 출근한 뒤 학대가 중점적으로 이어진 점도 경계성 성격장애의 특성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자기가 필요한 데서는 아부도 잘하고 잘해주고, 필요가 없어지면 그때부터 아주 잔혹한 사이코패스처럼. 과도한 자존감이 있으니까TV에도 출연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인이 양부모 장씨와 안씨는 정인이가 숨지기 불과 열흘쯤 전인 지난해 9월1일, EBS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에 화목한 가정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장씨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술 일부가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의 이런 성격 유형은 앞으로 살인의 고의를 가리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남부지방법원은 3일 오전10시부터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씨와 아동 학대 유기와 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안씨(37)에 대한 3회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에는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 장씨가 정인이를 방치했다고 진술한 장씨 지인, 장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