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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치하기 위해 여론의 기대감이 식기 전에 나온 것"


입력 2021.03.05 05:00 수정 2021.03.04 21:34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與중수청 신설 속도조절 전망…"4·7 보궐선거전 여론악화 고려할 것"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법조계는 뜻밖이라는 반응과 더불어 검찰총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였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특히, 윤 총장이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강력히 비판한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추진은 당분간 속도조절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총장의 이 같은 사의 표명에 대해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총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자기 몸을 던져 검찰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이른 사의표명이었지만, 중수청 설치는 절대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실제로 정계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면 여론의 기대감이 식기 전에 적절한 시기에 나와야 한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참여연대 정책위원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뜻밖의 사의표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윤 총장의 정계 진출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내놨다.


김 변호사는 "검찰 후배들에게 많은 신망을 받았고, 검찰을 살리겠다고 사퇴를 표명한 것인데 정치를 하면 남아있는 검사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며 "검찰에 모든 걸 우선하던 분이라 그동안 행보들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도록 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중수청 신설은 일단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속조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창현 교수는 "4월 7일 재보궐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속도조절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윤 총장이 사표까지 내고 나간 마당에 아랑곳 않고 중수청을 밀어붙인다면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근 변호사도 "중수청은 윤 총장 사임과 상관없이 충분한 논의를 갖고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며 "1차적인 검찰개혁이 시행되고 있는데 곧바로 또 기구를 만드는 것은 분명 성급한 측면이 있다. 좀 더 차분히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중수청 추진은 헌법상 한계에 부딪히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을 공소제기·유지 전문기관으로 만든다는 공소청 법안엔 '검찰총장이 고등공소청장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 지위를 바꾸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여당이 중수청을 밀어붙이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위헌이다. 위헌적인 것을 강행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윤 총장 사의 표명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위헌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시작해야 한다. 개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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