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볼 당긴 야구감독 벌금형…운동장 100바퀴 '뺑뺑이' 지시는 무죄, 왜? [디케의 눈물 361]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3.30 17:02  수정 2026.03.30 17:09

야구부 감독, 초등생 볼 5초 잡아당겨 신체 학대 유죄…정서적 학대는 무죄

法 "감독으로서 부적절 수준 넘어 형사처벌 대상 학대 행위로 보기 어려워"

법조계 "실제 수행했다면 신체 학대…지시·경고 그쳤다면 훈육 범주 가능성"

"정서 학대 여부, 일률적 판단 어려워…발언 맥락 및 반복성 등 종합 고려"

인천지방법원 전경.ⓒ연합뉴스

초등학생 야구부원의 볼을 잡아당기는 등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야구부 감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1시간30분 안에 운동장 100바퀴를 돌도록 지시하는 등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나왔다.


법조계에선 해당 발언대로 행위가 이뤄졌다면 신체적 학대에 해당할 여지가 크지만, 단순한 지시나 경고 수준에 그쳤다면 통상적인 훈육의 범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2단독 김지후 판사는 최근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전 야구부 감독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인천 모 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학생의 볼을 잡아당기거나 1시간30분 안에 운동장 100바퀴 돌기, 팔굽혀펴기 500개를 지시하는 등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증거 영상에서)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볼을 잡아 올리는 행위가 5초 정도에 이르고 피해 아동은 발뒤꿈치를 들어 올렸다"며 "피고인이 잡아 올린 시간과 정도, 피해 아동 반응 등을 고려하면 훈육 등 범위를 넘어 신체적 학대를 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A씨가 운동장 100바퀴 돌기나 팔굽혀펴기 500개를 지시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야구 감독으로서 부적절한 수준을 넘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해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을 준 피고인의 잘못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 측에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피해 아동을 비롯한 부원들을 지도하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범행으로, 계획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I 이미지

서울가정법원 판사 출신 신혜성 변호사는 "해당 발언이 실제로 수행됐다면 신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만큼 신체적 학대에 해당할 여지가 크지만, 단순한 지시나 경고 수준에 그쳤다면 통상적인 훈육의 범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서적 학대 여부는 일률적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감독과 학생 간의 관계, 특정 학생에 대한 차별 여부, 발언의 맥락과 반복성, 그리고 피해 학생의 인식과 반응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은 그 행위가 훈육 등의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사회통념상 정도를 넘어선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며 "운동장 뛰기, 팔굽혀펴기 등은 훈련과정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인용가능한 범주 안에 든다는 판단하에 정서적 학대에 대해 무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지도 및 훈련 목적이라도 초등학생이 행하기 어렵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위라면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한 목적이 아동에게 수치심, 모멸감, 신체적 고통 등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 아동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며 "다만 운동부의 특수성도 고려해야될 부분이기에 단순히 얼차례 등을 주었다해서 무조건 아동학대라고 보기는 어렵고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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