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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단일화 아주 잘했다"…현장서 순풍 타는 오세훈


입력 2021.03.26 09:57 수정 2021.03.26 09:5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26일 오전 강서구 증미역 출근인사·유세

'주먹악수' 시민 "안철수 지지자도 나온다"

오후 강동구에서 안철수 지원유세 예정

오세훈, '야권 단일화' 순풍 제대로 타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우림블루나인 앞에서 유세차에 올라있던 도중, 시민들의 호응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시민들로부터 "단일화 아주 잘했다"는 칭찬이 나오는 등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의 순풍(順風)을 제대로 타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26일 오후에도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 사거리에서 안철수 선거대책위원장의 지원유세를 받는다.


공식선거운동기간 둘째날인 이날 오전 오세훈 후보는 서울 강서구 증미역·우림블루나인 앞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일교차가 커서 쌀쌀한 아침이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몰려 오 후보에게 "서울을 살려달라" "대한민국을 꼭 살려달라"는 말을 외쳤다.


출근하는 시민들과 양주먹으로 주먹악수를 나누며 이동하던 오 후보에게 한 시민은 "단일화 아주 잘했다"며 "안철수 지지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다 (투표장에) 나가겠다고 하더라"고 칭찬했다.


사거리에 오 후보의 '첫날부터 능숙하게, 서울부터 공정·상생' 현수막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1:1 맞춤돌봄, 재난위로금 1인 10만 원 디지털화폐로' 현수막이 나란히 걸렸다.


이를 의식한 듯 오 후보 측은 연설에서 자신은 당선 이튿날부터 바로 일할 수 있는 '준비된 시장'이라는 점과 함께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 지급을 '금권선거'로 비판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찬조연설에 나선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우리 오세훈 후보 현수막을 한 번 봐달라. '첫날부터 능숙하게' 이것"이라며 "우리 서울시와 강서구를 4월 8일부터 바로 일해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후보는 오세훈 후보"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어 "강서구의 97%에 해당하는 지역이 고도제한에 걸려 있다. (집권 세력은) 이 고도제한을 온갖 핑계를 다 대며 (완화를) 늦추고 있다"며 "고도제한을 확실하게 해결할 후보는 바로 오세훈 후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순풍 타고 있으나 '앞서있다' 이미지 극력경계
시민이 "축하한다" 하자 "그런 말씀은" 손사래
마이크 잡고도 "지지율 앞선단 보도 믿지 말라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어떤 일 벌어질지 모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증미역 출근인사·우림블루나인 유세 도중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박영선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여권 일각의 '박원순 되살리기' 움직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철근 위원장은 "너무나 잘 알다시피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전임 박원순 시장의 권력형 성비위 사건으로 생긴 선거"라며 "원인을 제공한 자들이 다시 당선된다면 우리 서울시민들의 자존심은 어디로 가는 거냐"고 분개했다.


뒤이어 직접 마이크를 잡은 오세훈 후보는 박 후보의 현수막에 적힌 '1인당 10만 원 디지털 화폐'를 겨냥해 "10만 원씩 나눠주겠다는데 이게 박영선 개인의 돈이냐"며 "자기 돈이라면 그렇게 쓰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옛날 고무신·막걸리 선거를 할 때는 자기 돈을 썼는데, 요즘에는 여러분 호주머니의 돈을 여러분에게 나눠주겠다며 금권선거를 한다"며 "정신을 번쩍 들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심판 선거'를 강조했다.


여론의 추이가 보여주듯 유세 현장의 분위기는 오세훈 후보에게 우호적이었다. 파란불이 켜져 오 후보가 횡단보도를 건너갈 때, 함께 건너던 시민들 사이에서 "오세훈" 연호가 나왔다. 횡단보도를 건너자 맞은편에서 기다리던 시민들 중에는 오 후보에게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오 후보가 유세차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던 도중에도,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오 후보에게 '기호 2번'을 상징하는 V자를 손가락으로 그려보이며 건너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오 후보도 시민들의 인사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느라 연설이 도중에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세훈 후보는 절대 '앞서있다'는 인식이나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의 격려에 웃으며 화답하던 오 후보였지만, 한 시민으로부터 "당선 축하한다"는 말이 나오자, 깜짝 놀라며 "아유, 그런 말씀은 좀…"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오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서도 "여러분의 분노가 4월 7일 이 정권이 정신 차릴 수 있도록 쓰여져야 하는데 걱정이다, 걱정"이라며 "내가 지지율이 앞선다는 보도를 믿으면 안된다. 선거 열흘 전까지 앞서다가 뒤집힌 적 많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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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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