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타이어 주총…주주제안 누르고 회사측 감사위원 선임
조현범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사외이사에 표현명 등 3인 선임
한국타이어가(家)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한국타이어 감사위원 선임안을 놓고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벌인 주주 표대결에서 승리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0일 오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격돌했다.
회사측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을 내세웠고 조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이혜웅 후보에 대한 찬성을 권고한 데 이어 국민연금도 이 후보를 찬성함에 따라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됐다.
표결 진행 결과 사측에서 추천한 이미라 후보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안이 통과됐다. 이미라씨는 득표율 84%를 기록한 반면 이혜웅씨는 16%에 그쳐 탈락했다.
사내이사에는 조현범 사장이 재선임됐다. 앞서 국민연금이 조 사장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며 반대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 사장은 배임 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 지분을 30.67% 보유하고 있고 한국앤컴퍼니를 장악하고 있는 조 사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이 42.90%에 달해 재선임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됐다.
조 사장 외에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박종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됐다. 임기는 모두 3년이다.
사외이사에는 표현명 전 KT 사장, 강영재 전 하이트진로 부사장, 김종갑 전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대표 등이 새롭게 선임됐다.
이로써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 1차전이 조현범 사장의 승리로 끝났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적용으로 조 사장, 조 부회장 등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소액주주 대부분이 조 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는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경영의 투명성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