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코로나 안정시 시진핑 방한 추진"…'한한령 해제'는 불발

韓中 2+2회담 상반기 추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가급적 조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며 양국 외교·국방 장관 회담, 이른바 '2+2회담'을 조기 개최키로 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중국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책과 완전한 비핵화 정책을 지지한다"며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중국도 할 수 있는 협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차원의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 문화 콘텐츠 교류와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외교부/뉴시스

외교부는 이날 회담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양국 장관이 시 주석의 한국 방문 의지를 재천명했으며 2+2회담 등 고위급 교류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특히 "양측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 방한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며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를 위한 한중일 3국 간 지속적인 협력 필요성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 장관은 △양국 의회 교류 활성화 △한중 외교차관 전략 대화 △외교·안보 대화(2+2회담) 등을 상반기 내에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외교부 간 각급 대화 협의체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한중 외교부 간 교류 협력 계획'도 작성키로 했다.

이번 회담에선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논의도 이뤄졌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향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여건 마련을 위한 협력을 지속·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측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대비해 '인문 교류 촉진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 개최하고 '한중관계 미래 발전위원회'도 올해 상반기 안에 출범시키기로 했다.

그 밖에도 양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문화 △경제 △환경 △역사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강화가 양국 관계 발전에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며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 장관은 게임·영화·방송 등 문화 콘텐츠 분야의 협력 활성화를 위한 중국 측의 협조를 당부하며 한한령(限韓令) 해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왕 부장은 "한국의 관심사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속해서 소통하자"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