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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율'…국민의힘, 좌우 날개의 '중심' 김기현 선택했다


입력 2021.05.01 00:00 수정 2021.04.30 23:0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1차 투표서 전통우파·중도보수·개혁보수 분립

김태흠 30표, 김기현 34표, 권성동·유의동 37표

"중도좌파까지도 거부감 없다"는 김기현 당선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함께 경쟁한 의원들에게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흠, 김 원내대표, 유의동, 권성동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계파색이 옅은 중도보수 성향의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로 나타난 당내 세력비를 분석해볼 때, '황금비율'을 이룬 좌우 날개의 중심에 있는 김 의원이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원내대표 경선을 치렀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후임을 맡을 21대 국회 두 번째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는 자리다.


1차 투표 결과, 김기현 의원이 34표, 김태흠 의원이 30표, 권성동 의원이 20표, 유의동 의원이 17표를 득표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투표에 앞선 주도권 토론에서도 강경 투쟁을 주장하고 과거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문제삼으며 전통적 우파 정서를 대변했다. 반대로 권성동·유의동 의원은 과거와의 단절과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개혁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기현 의원은 문재인정권 들어 자신이 피해 당사자인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수사 선거개입 의혹 등에서 선봉 투쟁에 나섰지만, 과거 17대 국회에서부터의 의정 경력을 살펴보면 새정치수요모임 등 비주류·소장파로 주로 활동해왔다. 김 의원 자신이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당내 소장파 그룹에 속해서 쓴소리를 많이 해왔다"며 "정치적 보폭으로 보면 중도에서 중도좌파까지의 분들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없다"고 자신할 정도로 외연 확장 역량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오른쪽의 김태흠 의원이 30표, 왼쪽의 권성동·유의동 의원이 37표를 득표하고, 김기현 의원이 34표를 획득한 것은 101석 국민의힘 의석의 '1대1대1 황금분할'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구도에서 결선 투표를 실시하면 당연히 '중원'을 점한 후보가 유리하다. 예상대로 결선 투표를 실시하자 1차에서 권성동·유의동 의원을 지지했던 표가 대거 김기현 의원에게 향하면서 김기현 의원 66표, 김태흠 의원 34표의 결과가 나왔다.


범보수 스펙트럼 중심 김기현, 통합 '역할' 할까
"野 대권주자와 다 연결고리 있고 비토는 없다"
국민의당 "중도실용으로 통합 선봉장 돼달라"
30일 치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 결과, 전통 우파와 중도보수, 개혁 보수 성향의 표가 1대1대1에 가깝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데일리안

이처럼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는 범보수 진영 스펙트럼의 '중원'에 가깝게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과 범야권 단일 대선후보 추진에 유리한 점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서울대 법대 한 학번 선후배 사이이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는 부산중앙중학교 3년 선후배다. 야권통합의 다양한 '퍼즐'들을 끼워맞출 요소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김 원내대표 자신도 "안철수 대표와는 중학교 선후배로 별도로 만나 식사하면서 정국 현안을 얘기한다"며 "윤석열 전 총장과는 서울법대 한 해 선후배 사이인데, 내가 아는 사람과 윤 전 총장이 아는 사람이 서로 다 연결된 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권의 주요 대권주자들이) 나와는 다 연결고리가 있는 반면 (나의 성향상) 비토는 없다"며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우월하지 않겠느냐"고 자신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즉시 당대표권한대행을 겸임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출범 등 국민의힘 지도체제 정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6월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로 국민의당과의 야권통합 및 윤석열 전 총장 합류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스펙트럼의 '중원'을 점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의 '역할'이 주목되는 형국이다.


범야권에서도 이날 김 원내대표 선출에 맞춰 다양한 기대감이 표출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과거를 붙들지 않고 과감히 미래로 정면돌파하는 역동적인 정당이 돼야 한다"며 "김기현 원내대표가 과거로부터 오는 어떤 것에도 매이지 않고 파격적인 당의 혁신에 몸을 던져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4선 의원으로서 그동안 당내 중요한 직책을 맡아 활발히 수행해오며 행정능력까지 갖춘 전략가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경험을 살려 민심을 살피고 당의 쇄신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야권 통합을 이루어내어야 함은 수많은 국민의 열망"이라며 "합리적인 보수를 지향하며 중도·실용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행보로 야권 통합을 넘어 국민 대화합을 이루어내는 선봉장이 돼달라"고 기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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