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 더 강력하게 발전"
'뉴딜 정책'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관도 시찰
"대선 때 롤모델…정책 본받아 K-뉴딜 추진"
2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미국의 성지'로 꼽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한국전 참전 전사자 다수가 안장돼 있는 곳으로,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한미 혈맹'의 상징인 이곳을 방문한 건,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오마르 J. 존스 워싱턴 관구사령관의 안내에 따라 '하나님만 아시는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참배한 뒤, 묘 앞에 놓인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인 화환에 손을 얹고 잠시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국립묘지 기념관실로 이동해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린다'는 문구의 기념패를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자리에 함께한 미측 인사들에게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지금도 6·25전쟁 당시 찾지 못했던 미군들의 유해를 발굴해서 발굴하는 대로 미국에 송환을 하고 있다. 아직도 찾지 못한 유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특히 북한 지역에는 더 많은 유해가 묻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마지막 한 분의 미군 용사 영혼까지 끝까지 찾아서 미국으로 그리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듀렘 아길레라 국립묘지 관리국장은 "미국에 아직 송환되지 않은 유해가 발굴되면 그리고 신원이 먼저 밝혀지면 가족들도 송환이 마무리됐다고 느끼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참전용사의 가족들을 저희가 잘 보살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은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서 돌려드리고, 최상의 예우를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모델로 삼아 '한국판 뉴딜'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걸 강조하기 위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은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복지 시스템과 기준을 도입하고 통합적 리더십으로 국내 경제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끈 루스벨트 대통령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루스벨트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손자인 델 루스벨트 미-사우디 비즈니스 협회장이 참석해 직접 문 대통령을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루즈벨트 조각상 앞에서 설명을 듣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부흥의 시기로 이끌었다"며 "코로나19로 당시와 유사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이 당시 진행했던 정책들을 본받아 한국판 뉴딜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국가적 위기를 겪어 분열하기 쉬운 상황에서 통합을 이룬 대통령"이라며 "대선 때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모델로 제시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델 루스벨트 협회장은 "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 주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루스벨트 기념관 방문에 동행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책자를 기념으로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