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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이재명 겨냥…이낙연 "아침엔 커피, 저녁엔 맥주가 낫다"


입력 2021.05.26 13:50 수정 2021.05.26 14:56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문재인·이재명 '고구마-사이다' 논쟁 연상

이낙연, 기본소득에 "증세 없이 어떻게 가능?"

재보선 패인 '내로남불' 비판에 "뼈아프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여권의 대선주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지지율 반등 전략에 대해 "한두 가지 대책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면 오만"이라며 "국민이 많이 좋아해 줬던 총리 시절의 이낙연도 이낙연이고, 지금의 이낙연도 이낙연"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제게 사이다 발언을 많이 요구하신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면 사이다보다 커피를 마시는 게 낫고, 저녁에는 맥주가 낫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음료가 제공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이다' 별명을 가진 경선 경쟁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낙연 전 대표는 매사 신중한 태도로 '엄근진'(엄격·근엄·진지) 별명을 얻었다.


'사이다' 논쟁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도 불거졌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자신이 '고구마'로, 이재명 후보는 '사이다'로 불린다는 지적을 받자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다. 그러나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고 응수했다.


"이재명 기본소득론, 재원 방안 없으면 허구"

이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복지대체나 증세 없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설명이 필요하다"며 "예컨대 한 사람에게 매달 50만원씩 준다면 1년에 300조가 든다. 우리나라 예산의 절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엄청난 돈이 드는데, 부자와 가난한 사람에게 똑같이 (돈을) 나눠주는 게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시기상조이고, 아직 검증될 여지가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기본소득 자체 개념보다 사회적 논의, 재원 조달 등 구체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이 전 대표는 "(설계 등이) 없다면 그것은 허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드러난 민심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는 LH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저에는 오랫동안 누적된 국민의 실망이 있었다"며 "해결하지 못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패인 분석 가운데 우리들이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게 '내로남불' '위선'"이라고 털어놨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서울의 경우 인구는 감소하지만 가구는 늘어났다. 가구수 증가 속도를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또 "정책이 취지와 다르게 빗나간 경우가 있었다"면서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를 예로 들었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선 "원론적으로 재산세 완화 구간을 약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에 대해선 "신중히 봤으면 한다"며 "절충적 방법으로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를 좀 더 완충하거나 (현실화) 목표 연도를 길게 잡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업을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 시정돼야 마땅"

정부·여당이 각종 규제 입법을 만드는 등 반기업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많은 중소기업·중견기업인들을 나도 만나 뵀는데 기업인들이 대부분 '우리를 죄인시 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며 "(기업을)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는 시정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반대로 기업인들도 기업가 정신에 충실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그 문제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말씀을 하셨다"며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대통령 말씀에) 더 보탤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친미' 노선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서는 "미중 간의 관계에서 미국에 치우쳤다고 볼 필요는 없다"며 "전문가들도 트럼프 시대와 바이든 시대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한국의 선택의 폭이 커지고 유연해졌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일본과의 외교에 대해서는 "일본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짙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 등에 대해 정치·외교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기왕 말씀하셨으니 그런 노력이 좀더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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