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준석 바람에 흥행, 고맙지만 거기까지"
"바람이 간판 떨어뜨리면 자중지란은 불 보듯 뻔하다"
"대선은 도박이나 실험 아냐, 안정적 당 대표 필요"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이 폭발했다. 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 대해 노골적으로 "안 된다"며 자신을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주호영 의원은 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우리당에 새 바람을 일으켜 주고, 전당대회 흥행을 일으켜줘 고맙다"며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 바람이 간판을 떨어뜨리고, 유리창을 깨는 바람이 되면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라며 "자중지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직격했다.
주 의원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 누가 당 대표를 하는게 안정적이냐 이게 중요하다. 이준석 후보 다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내포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어 당원들이 이런 모험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선은 도박이거나 실험이 아니지 않느냐"며 "이번에 또 당대표 잘못 뽑아서 '아이고 우리가 당대표 잘못 뽑아 대선 망쳤구나'라며 내년 3월 9일(대선일), 땅을 치고 한탄하시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서도 이준석 당 대표과 현실화할 경우 "우선 의원단과의 관계가 가장 문제일 것"이라며 "당직도 의원들과 얘기해야 하는데 모두 나이가 많은 의원"이라고 현실적 문제를 꼬집었다.
또 "야당 대표와 대통령과의 협상 또는 회담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당을 이끄는 중 네거티브 대응 문제를 경험 없이 배워서 하겠다는 건 많은 시행 착오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이준석 바람 겨냥해 "밖에서 재미로 보는 놀이"
"거센 변화의 바람 부는데, 이것 이겨내야 한다"
"의정활동 경험 없으면 정권 견제 역할에 부족함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준석 바람'을 겨냥해 "재미로 보는 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선 이 전 최고위원이 '유승민계'라는 점을 은근히 부각하며 "어떤 야권 후보와 불편하거나, 어떤 야권후보와 특별히 가까운 경우 불신의 씨앗이 야권통합을 깨뜨릴 수 있다"며 "내년 정권교체, 설익은 리더십에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다. 쇄신하라고 우리당을 질책한다. 그러나 분칠만 하는 변화가 돼선 안 된다. 올바른 변화를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나 전 의원은 "운명의 시간을 설익을 리더십에 맡길 수 없다. 설익은 밥솥에 밥뚜껑을 여는 그런 리더십이 아닌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밖에서 재미로 보는 놀이로 보는 이 거센 바람을 우리는 이겨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도 "당 대표는 대통령을 상대해야 하고 여당 당 대표를 상대해야 한다. 정권을 견제하는 일은 당 대표로서 매우 중요한 책무"라며 이 후보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이어 "국정 전반을 보면서 국정 파트너로서의 당 대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의정활동 경험이 없는 게 전체 국정을 아우르고 정권 견제의 역할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문표 후보는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후보 간 공방과 관련 "일부 후보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정치를 하려 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 대통령과 맞먹는 제1야당 대표가 될 사람이 이렇게 수치스러운 짓을 하면 되겠느냐"며 "다음 일정부터는 정책으로 토론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꾸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