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전직 의원들 훈수 쏟아내자…김용태 "다 들어드린다 약속 못해"


입력 2021.06.25 02:40 수정 2021.06.25 13:1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마포포럼 강연 나선 김용태 신임 청년최고위원 향해

김무성 "안철수 포용 자세 취하고, 윤석열 자극 말라"

김을동 "홍준표 복당 결정했으니 말조심하라 전하라"

김용태 "자칫 최고위 압박 목소리 될 수도…믿어달라"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국회사진취재단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24일 김무성 전 대표가 주축이 된 마포포럼에 강연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전직 의원들이 김 최고위원을 향해 '이준석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훈수를 쏟아내며 설전이 벌어졌다. 김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잘 전달하겠지만 다 들어드린다고 약속하지는 못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기후변화·환경문제전문가로 알려진 김 최고위원은 이날 '탄소중립시대, 보수정당의 길'이라는 주제를 꺼내 "탄소중립은 진보나 보수의 문제 아니라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보수정당도 해당 문제에 심각한 주의를 기울여햐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강의를 펼쳤다.


신임 지도부에 대한 우려와 훈수의 목소리는 예정된 발제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불거졌다.


김무성 전 대표는 "여하튼 나라를 위해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데,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야권 후보 단일화 밖에는 없기에 당 밖에 있는 대권 주자를 우리 당으로 모두 모셔와야 한다"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최재형 감사원장의 입당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 "훨씬 덩치가 큰 우리 당에서 합당하는 모양새를 취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돋게 해서 삐걱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 최고위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김 최고위원이 "합당을 위한 실무협상단이 협상하고 있는 와중에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하자 김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절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필요하다고 답한 김 최고위원에게 김무성 전 대표는 "절대는 아니라는 뜻인가, 만약 합당이 안 될 경우 거기서 대선 후보를 내고 표가 분산돼 정권교체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렇다고 국민의당에서 요구하는 것을 100% 다 들어줄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안철수 대표는 물론 훌륭한 야권의 자산이지만 저는 생각이 다르다"고 맞섰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상대가 훌륭하냐 안 하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합당을 하지 않을 경우 거기도 대선 후보를 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훨씬 더 덩치가 큰 당이니 너그럽게 포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채근했다.


김 최고위원은 "실무협상단에서 바람직하게 할 것이라 믿고 있고, 협상단원 인선도 고민했었으니 지켜봐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답했다.


마포포럼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중진 의원들은 날을 세웠다. 김 최고위원이 "대선 경선 버스가 특정 정치 세력을 위해 일정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며 "민주당이 반대로 경선 일정을 조정하려는데 국민 여론이 썩 좋지 않다. 우리 당은 당헌·당규대로 갈 것이며 그 안에서 윤 전 총장이 들어와 정치적 검증을 받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자 김 전 대표는 "그냥 '정해진 순서로 가면 된다'고 할 것을 버스시간 등을 얘기하며 상대를 자극시킬 필요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강연에 참석한 김을동 전 의원은 같은날 오전 최고위에서 의결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의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의원은 "야권의 많은 후보들이 홍 의원의 복당 이후 이 분의 말로 인해 상처받을까 걱정돼서 당 밖 후보들이 모두 들어온 뒤 복당하는 게 맞는다는 게 당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라며 "지금부터도 그게 걱정이 된다. 홍 의원이 또 어떤 말로 상처를 줄지 걱정"이라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이 "일례로 어제 홍 의원의 윤석열 전 총장과 관련된 '사찰 발언'은 최고위원들도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이준석 대표도 엄중 경고했다"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 답했다.


김 전 의원은 "최고위에서 결정하셨으니 야권 인사들이 들어올 때까지 말조심 하도록 이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전해달라"고 말했고, 김 최고위원은 알겠다고 짧게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선배님들에게 많은 자문을 얻을 수 있던 것이 긍정적이라 생각하고, 전달 주신 메시지는 제가 잘 기억해 최고위에 전달하겠다"면서도 "자칫 이런 목소리가 최고위를 압박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저희를 믿어주시면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것"이라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