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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성관계 그만'…종로 건물 화장실 폐쇄해버렸다


입력 2021.07.09 05:31 수정 2021.07.09 02:58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종로 한 빌딩, 동성애자 거론한 화장실 폐쇄 공고문 논란

빌딩 관리자 "성소수자 성관계로 민원 폭증"

일각에서는 성소수자를 향한 그릇된 인식 우려

'동성애자 출입 등 신고'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이 이 같은 문구와 함께 '내부사정으로 지하 4,5,6층 화장실을 당분간 아래와 같이 폐쇄하오니 불편하시더라도 지상 층 화장실 이용을 바란다'는 공고문을 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성소수자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 공고문과 관련된 내용은 앞서 여성신문에서 보도됐었으나 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재차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야기하고 있다.


해당 공고문이 붙은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로 콜라텍·노래방·당구장 등 유흥업소와 학원이 들어선 대형 건물이다.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이 건물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커뮤니티

이러한 건물에서 "성소수자들이 성관계를 갖고 있다"는 민원이 방문객들로부터 들어왔다는 것. 해당 빌딩 관리소 측은 "성적 지향의 문제가 아니라, 화장실에서 동성 간의 성관계를 목격했다는 민원이 늘면서 내린 조치"라고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해명했다.


이어 "이제껏 관리단에 접수된 성소수자 관련 민원을 합치면 수백 건이 넘는다"며 "손님들 민원도 민원이지만 화장실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어서 근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관리소 측은 "계단에서 성관계를 하고 있다"는 민원도 계속 들어와 계단의 조명을 센서등에서 상시 켜져 있는 등으로 교체했다는 것.


이 같은 빌딩 관리자 측의 해명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고 그릇된 인식을 남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굳이 '동성애자 출입 등 신고'라고 하기보다는 '성행위 금지' '성적 행동 금지'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콕 찍어 동성애자라고 한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건물 관리소도 참을 만큼 참다 붙인 듯" "동성애를 혐오하진 않지만 저런 행동은 혐오하고 싶다" "더럽게 화장실에서 뭐 하는 거지"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관리소 측은 공고문이 성소수자 차별로 보일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공고문을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지구대에 즉각 신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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