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2분기 신규 가입자 전년비 85% 급감…본고장 북미서 성장 주춤
게임 진출 선언으로 새 수익원 모색…개발력 등 부족해 게임 사업 수익 내기 쉽지 않을듯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게임’ 사업 진출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넷플릭스 앱 내에 게임을 서비스해 구독자를 묶는 ‘락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동안 다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게임 구독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고, 게임 개발 등 경험이 부족한 점을 두고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비디오게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면서 게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구독 서비스 이용자에게 추가 비용 부담 없이 게임을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이는 넷플릭스가 신사업 발굴을 통해 실적 돌파구 모색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 2분기 넷플릭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하며 실적은 개선됐지만 유료 가입자 성장은 주춤했다.2분기 신규 가입자는 154만명으로 전년 동기(1010만명)의 15% 수준으로 급감했다.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는 가입자가 43만명이나 줄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수혜 효과가 줄어들었고,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등 OTT 후발업체들의 추격으로 북미 시장에서 가입자가 뺏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에 넷플릭스의 게임 서비스 진출은 구독자 이탈을 막는 ‘락인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임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앱 내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형태로, 애플의 게임 구독 서비스 ‘아케이드’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 경영진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게임을 넷플릭스의 새로운 콘텐츠 카테고리로 본다. 오리지널 영화, 애니메이션, 무대본 TV로의 확장과 비슷하다”며 “회원들은 추가 비용 없이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모바일 기기용 게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게임의 흥행 지표가 되는 슈퍼 IP를 다수 보유했고, 막대한 구독자를 보유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넷플릭스는 앞서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다크 크리스탈: 저항의 시대’ 등 몇 가지 타이틀로 PC, 콘솔 게임을 출시한 바 있다. 최근 미국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와 페이스북 출신의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다만 넷플릭스의 게임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많다. 게임 개발을 위해 인력, 비용 등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이클 패처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35억 명의 모바일 게이머 중 매년 2~3개의 신작 게임을 하겠다고 넷플릭스에 가입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넷플릭스 게임 진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실제 빅테크 기업 다수가 게임 시장에 진출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구글은 지난 2019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STADIA)'를 내놓으며 게임 시장 진출을 알렸으나, 지난 2월 2년여 만에 직접 게임 개발을 중단했다. 아마존 역시 야심차게 게임 개발에 도전했으나 여러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넷플릭스가 가입자가 줄어드니 쿠팡이 OTT를 추가해 락인효과를 노리는 것처럼 새 돌파구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게임 개발이 쉽지 않고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위탁을 맡기면 몰라도, 개발력이나 퍼블리싱 능력이 없기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