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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힘 잃은 토크쇼…‘유 퀴즈’에만 손님 몰리는 이유


입력 2021.07.30 14:00 수정 2021.07.30 16:0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방탄소년단→조승우까지 화려한 게스트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 퀴즈’)이 일반인부터 스타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토크쇼 명맥을 잇고 있다. 특히 방송가의 토크쇼 하락세가 뚜렷해, '유 퀴즈'의 이 같은 행보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토크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과거와 달리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 29일 종영한 KBS2 ‘대화의 희열3’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의 뜨거운 대화를 담는 프로그램이다. 가수 양희은과 배우 성동일부터 전 축구선수 박지성, 차범근과 전 골프선수 박세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을 초대하며 단독 토크쇼의 맥을 이었다.


그러나 방송 내내 2% 내외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화제성 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 1인 게스트의 토크로만 프로그램을 채우는 현재 방송가의 유일한 정통 토크쇼였지만, 이것만으로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 것이다.


인생곡을 통해 지나온 시간의 궤적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tvN ‘곽씨네 LP바’ 역시도 사정은 비슷했다. 배우 하정우와 전 축구선수 이동국 등 스타들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정치인들까지 대거 출연했지만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KBS2 ‘수미산장’과 행복에 목마른 네 명의 돌싱들을 내세운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등 콘셉트와 포맷의 변주를 시도한 토크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등장을 하고는 있지만, 이 프로그램들 역시 진솔한 대화가 만드는 토크쇼의 매력을 보여주기엔 역부족이었다.


한때는 스타들의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였다. 그러나 각종 관찰 예능들이 등장하면서 더 가깝게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한 현재, 그들의 개인사를 늘어놓는 토크쇼는 더 이상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브이로그나 SNS 라이브 등 유명인들의 날 것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도 많이 생겨 토크 프로그램의 경쟁력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 가운데 ‘유 퀴즈’만이 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은 물론, 그룹 방탄소년단과 가수 아이유, 배우 지진희, 신하균, 조승우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흔히 보기 힘든 스타들을 게스트로 초대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tvN

가장 큰 장점은 비연예인과 연예인들을 적절하게 오가며 주제에 맞는 다양한 시선들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기존의 토크쇼는 누군가의 특별한 인생사에 방점을 찍었다면, ‘유 퀴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화가 한층 풍성해진 것은 물론, 게스트에 따라 프로그램의 재미가 결정되곤 했던 기존의 토크쇼의 한계도 극복 가능했다. 짧은 호흡을 선호하는 젊은 시청층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기상 예보관, 대기업 회사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 중인 직장인들의 이야기가 공감을 유발하는가 하면,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운영 중인 신부님, 바이크로 전국을 누비는 셰프의 이야기가 흥미와 감동을 느끼게 했다.


이들 사이에 등장하는 연예인 게스트들 역시도 이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도 ‘유 퀴즈’만의 매력이다. 작품 홍보 등의 이슈가 아닌, 주제에 맞게 연예인들을 섭외하고 있어 거부감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된다. 각을 잡고 대화하는 토크쇼를 딱딱하게 느낀 시청자들에게도 ‘유 퀴즈’가 통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일례로 ‘진심인 사람들’ 특집에 등장한 지진희는 ‘셀카’에 진심인 이유를 털어놨다. 자신의 SNS에 매번 같은 구도, 표정을 한 셀카를 올려 화제를 모았던 지진희는 “저의 말 한마디, 표정에 의해 기분이 달라지실까 봐 무표정으로 찍는 것”이라는 답변으로 엉뚱한 매력을 드러냈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는 그의 진심들이 이어졌고, 토크 말미에는 그의 연기관까지도 들을 수 있었다.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공감할 법한 우리네 이야기에 먼저 집중한 것이 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이 된 셈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토크쇼의 매력을 영리하게 보여주고 있는 ‘유 퀴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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