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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도 못 받는 KBO리그…본격적인 암흑기 시작?


입력 2021.08.10 07:41 수정 2021.08.10 07:41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NC발 술자리 파문+올림픽 노메달, 여전히 성난 민심

KBO와 각 구단은 뼈를 깎는 반성과 후속 조치 내놔야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는 KBO리그.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스타 브레이크 및 올림픽 휴식기로 문을 닫았던 KBO리그가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KBO리그의 지난 한 달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NC발 술자리 파문’으로 인한 코로나19 암운이 덮쳤고 결국 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도 모자라 외부인을 원정 숙소에 불러들여 술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은 야구팬들의 공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물론 선수들의 일탈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O리그는 그동안 음주운전, 폭행, 승부조작 등 종류를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갖가지 방법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리그 중단 사태를 야기한 이번 ‘술자리 파문’으로 비난 여론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렸다. 금메달 수성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음에도 대표팀의 수장은 “금메달 따지 못한 것은 아쉽지 않다” 등의 부적절한 말 잔치를 이어갔고 결국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빈손으로 귀국하기에 이르렀다.


프로야구를 향한 성난 민심은 야구대표팀으로 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이 부진한 경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낼 때마다 험악한 여론을 반영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정지택 KBO 총재. ⓒ 뉴시스

KBO 정지택 총재는 지난달 23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한 상황이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뚜렷한 후속 조치의 내용은 없었고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변명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4주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다시 후반기에 돌입하는 2021시즌 KBO리그다. 마침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 코로나19 4단계가 발효된 상황이라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무관중 경기가 다행이라는 말을 내놓는다. 야구에 등을 돌린 팬들로 인해 10~30% 수준의 관중을 받더라도 이를 채울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KBO와 각 구단들은 팬들의 분노 폭발이 어째서 일어났는지를 곱씹어 봐야 한다. ‘NC발 술자리 파문’은 촉매제였을 뿐, 언젠가는 끓는 물이 넘쳤을 일이었다.


여론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은폐, 축소에 나서고 세상 밖으로 공개됐을 때 솜방망이 처분을 해온 것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뼈를 깎는 반성과 그에 걸맞은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관중 입장이 재개된 뒤에도 텅 빈 경기장을 마주할 수 있는 KBO리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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