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에서 고등학생 일행과 시비가 붙어 집단폭행을 당해 사망한 30대 가장의 부모가 현장에 방문했다. 그 자리에는 부모가 아들을 기리기 위한 꽃과 함께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응답하라 의정부'에는 "의정부 30대 사건 아버지가 그 자리에 놓고 가셨다"는 제보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노란 국화 꽃다발과 함께 '제 아들이 사망한 자리입니다. 꽃이 시들 때까지만이라도 치우지 말아주십시오. 가는 길 혼이라도 달래려는 아비의 마음입니다'라고 적힌 글이 담겨 있다.
제보자는 "주저 않아서 울고 계시더라. 마음 아파서 올려본다"며 "꽃이 시들 때 까지만이라도 (꽃을) 치우거나 건들지 말아달라. 이 앞을 지나가는 모든 분들이 이 글을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도 못하겠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함께 슬퍼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께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A씨와 고등학생 6명 사이 시비가 붙어 주먹다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크게 다쳐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3일 만에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현장에서 고교생 일행 6명 중 2명을 현행범 체포하고 이후 추가 현장 조사를 통해 1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입건한 3명 중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한 2명에 대해 지난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의정부지법은 13일 "사고 경위는 기존에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르다"면서 "정확한 사망원인과 그 사망에 피의자들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피의자들이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이 사건은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되면서 알려졌다.
청원인은 "8월 5일 저녁 10시 30분경 제 후배가 어느 술 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민락2지구 광장 쪽으로 귀가하는 중에 어린 6명 고등학생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며 "그 후 제 후배는 쓰러졌고 근처에 있던 대리기사 두 분이 쓰러진 걸 보시고 오셔서 심폐소생술을 해줬고 그 고등학생 일행 중 한 명이 무서웠는지 신고를 해 경찰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보자로부터 "그 친구들은 항상 민락2지구에서 6명에서 10명 정도 모여 다니며 민락2지구에서 술을 마신다고 하며 이번뿐만 아니라 여러차례 대상을 물색하여 아줌마나 술 취한 남성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고 그걸 자랑식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얘기 하고 다닌다고 한다"고 들었다며 "제보해준 친구들 말 들어보면 '우리 술마셔도 경찰들이 제대로 하지도 않아서 우린 쉽게 술 마시고 하는 거야' 등 자랑질을 했다고 하는데 이건 엄연히 계획살인 아닌가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제 후배가 타겟이 되어 아들 딸 있는 가장을 죽여서 한 가정을 무너뜨렸는데 이번에 계기로 법이 바뀌어서 다른 피해자가 또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