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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폭행에 사망한 아들, 父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계셨다"


입력 2021.08.16 15:30 수정 2021.08.16 15:39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경기 의정부에서 고등학생 일행과 시비가 붙어 집단폭행을 당해 사망한 30대 가장의 부모가 현장에 방문했다. 그 자리에는 부모가 아들을 기리기 위한 꽃과 함께 편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응답하라 의정부'

지난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응답하라 의정부'에는 "의정부 30대 사건 아버지가 그 자리에 놓고 가셨다"는 제보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노란 국화 꽃다발과 함께 '제 아들이 사망한 자리입니다. 꽃이 시들 때까지만이라도 치우지 말아주십시오. 가는 길 혼이라도 달래려는 아비의 마음입니다'라고 적힌 글이 담겨 있다.


제보자는 "주저 않아서 울고 계시더라. 마음 아파서 올려본다"며 "꽃이 시들 때 까지만이라도 (꽃을) 치우거나 건들지 말아달라. 이 앞을 지나가는 모든 분들이 이 글을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도 못하겠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함께 슬퍼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폭행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10대 A군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께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A씨와 고등학생 6명 사이 시비가 붙어 주먹다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크게 다쳐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3일 만에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현장에서 고교생 일행 6명 중 2명을 현행범 체포하고 이후 추가 현장 조사를 통해 1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입건한 3명 중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한 2명에 대해 지난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의정부지법은 13일 "사고 경위는 기존에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르다"면서 "정확한 사망원인과 그 사망에 피의자들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피의자들이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영장을 기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앞서 이 사건은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되면서 알려졌다.


청원인은 "8월 5일 저녁 10시 30분경 제 후배가 어느 술 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민락2지구 광장 쪽으로 귀가하는 중에 어린 6명 고등학생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며 "그 후 제 후배는 쓰러졌고 근처에 있던 대리기사 두 분이 쓰러진 걸 보시고 오셔서 심폐소생술을 해줬고 그 고등학생 일행 중 한 명이 무서웠는지 신고를 해 경찰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보자로부터 "그 친구들은 항상 민락2지구에서 6명에서 10명 정도 모여 다니며 민락2지구에서 술을 마신다고 하며 이번뿐만 아니라 여러차례 대상을 물색하여 아줌마나 술 취한 남성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고 그걸 자랑식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얘기 하고 다닌다고 한다"고 들었다며 "제보해준 친구들 말 들어보면 '우리 술마셔도 경찰들이 제대로 하지도 않아서 우린 쉽게 술 마시고 하는 거야' 등 자랑질을 했다고 하는데 이건 엄연히 계획살인 아닌가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제 후배가 타겟이 되어 아들 딸 있는 가장을 죽여서 한 가정을 무너뜨렸는데 이번에 계기로 법이 바뀌어서 다른 피해자가 또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호소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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