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겨냥해 배달 서비스에 본격 착수
신선식품·가정간편식 구색 강화에도 공들여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서 부진에 시달리던 기업형슈퍼마켓(SSM마트)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마트(0.3%), 백화점(26.2%), 편의점(6.2%) 매출이 모두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SSM마트 나홀로 10% 감소했다.
점포수도 갈수록 줄고 있다. 2019년 7월 만 해도 1246개던 점포 수는 올 7월 기준 1110개로 집계됐다.
근거리 쇼핑으로 각광받던 SSM마트는 최근 몇년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떠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의 공세가 컸다. 골목상권을 겨냥해 아예 집 앞까지 상품을 가져다 주는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생활 서비스를 대거 확장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SSM마트가 대형 할인마트와 동일하게 출점·의무휴업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SSM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통시장 반경 1㎞ 이내에 들어설 수 없고 월 2회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SSM마트는 직영점뿐 아니라 가맹사업도 영위하고 있지만 최근 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됐다. 협회 차원에서 준대규모점포 가맹점도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명시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지원금 사용이 본격화 되면 SSM 매출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직후인 6월 SSM 매출은 14.7% 급감했다. 반면 사용처에 포함되며 소비 수요가 몰린 편의점은 매출이 2.4% 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SSM업체들은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점포를 거점으로한 물류망을 최대한 활용한 배달 서비스 도입이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출을 꺼리고 근거리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이 시장에 본격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 23일부터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스피드 e 장보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대상 고객은 △동탄카림점 △광나루역점 △래미안리더스원점(서초구) 인근에 거주하거나 해당 점포를 단골점포로 설정한 경우다.
경쟁사는 일찍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3월부터 1시간 즉시 배송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롯데슈퍼는 퇴근길 한시간 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고 GS더프레시는 자체 배달 앱인 우리동네딜리버리를 통해 49분 번개 배달을 6월부터 시작했다.
이밖에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신도시 등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점을 오픈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낡은 점포들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개선하고 밀키트 특화존 개설 등 리뉴얼을 통해 MD(상품기획)개선도 이뤄내고 있다.
롯데 또한 신선함을 무기로 고객의 발길을 돌려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롯데프레시는 ‘롯데프레시앤델리’라는 새간판으로 교체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매장은 신선식품의 신선함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꾸미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GS더프레시도 신선 식품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전용 직영 농장 운영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품질 규격화, 시즌 상품 산지 예약 판매 등을 확대하는 한편, 비신선 식품은 전단·수퍼 앱 쿠폰 등 다양한 가격할인 행사 전개한다. 또 상권 특성 별 맞춤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신선과 간편식의 구색을 늘리고, 좁은 공간에서도 매출을 높이기 위해 외부에 행사 매대를 별도로 마련했다. 상품 수도 2200여 개로 추려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에만 집중했다. 간편식 역시 대폭 늘려 290여 종의 상품을 갖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동네 슈퍼마켓은 고객들이 당일 먹을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일 찾는 공간이기에 서비스를 진화시키면 단골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슈퍼마켓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세심한 서비스를 더욱 늘려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