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사주 의혹' 연루 김웅
"부담 안 돼"…대변인직 사퇴
유승민, '로우 키' 유지 전망
"법적 공방 설왕설래, 당·본인에 부정적 영향"
지지율 정체에 빠져 있던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유승민 던 의원 측이 최근 불거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사주 의혹으로부터 튄 불똥으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던 김웅 의원이 논란의 중심 속에서 사퇴를 결정했지만, 향후 후유증이 감지되는 탓에 난감한 모습이다.
김웅 의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미스러운 일에 관여된 책임을 지겠다”며 유승민 캠프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로 시작된 해당 논란에서 김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의 총장 재임 시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들의 고발 관련 자료를 전달받은 인사로 지목된 바 있다.
김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총선 선거운동에 집중하느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으면서 검찰의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논란의 가중이 불가피해졌고, 이에 따라 유 전 의원에게 더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캠프 내 직함을 내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유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윤 전 총장에게 "직접 진실을 밝히라"며 압박의 끈을 조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웅 의원의 해명이 불명확해 되레 논란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기류는 급변했다. 급기야 논란의 배후에 유 전 의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되자 톤을 낮춘 '로우 키(Low Key)' 대응으로 선회한 모습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특히 검사 출신의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보수 대통합'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이 실질적 권력을 쥐고 있던 새 새로운보수당에 1호 인재로 영입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사다. 따라서 김웅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수록 그 유탄이 고스란히 유 전 의원에게 악재로 튀는 모양새가 됐다는 분석이다.
유 전 의원 측은 김웅 의원의 기자회견에 이어 윤 전 총장의 입장 발표가 이어졌던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다른 현안에 대한 메시지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유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김 의원이 복잡한 상황에 휘말려 사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안타깝다는 분위기가 많다"면서도 "우선 김 의원이 억울함을 표한 만큼 캠프가 왈가왈부하는 것 보다는 사건의 전말이 조속하고 명확하게 밝혀지길 기다리는 게 우선일 것"이라 전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당분간 사실관계가 먼저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해당 논란과 별개의 정책적인 메시지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는 것도, 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것도 유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다른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공은 이제 검찰이나 당에 넘어간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중요한 경선 국면 초반에 유 전 의원의 강점인 '정치력'을 선보이는데 집중하지 않고 법적 공방으로 번질 수 있는 문제에 설왕설래하는 것은 유 전 의원 본인에게도 당의 전체적인 경선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