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원정 경기 8회 수비서 포수로 1이닝 소화
외야, 1루, 포수 등 포지션 가리지 않고 멀티 능력 과시
‘천재 타자’ 강백호(kt)가 수비서 멀티능력을 과시하며 또 한 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백호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8회말 포수 포지션으로 이동해 1이닝을 소화했다.
일종의 팬 서비스 차원의 기용은 아니었다. kt가 2-6으로 끌려가긴 했지만 충분히 9회 마지막 공격서 동점 혹은 역전을 기대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경기를 포기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kt가 강백호를 포수로 기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은 따로 있었다.
주전 포수 장성우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면서 허도환이 주전 포수로 나섰다. 이후 7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허도환이 물러나고 백업 포수 이홍구가 대수비로 교체 투입됐다.
8회초 2-6으로 끌려가던 kt는 2사 만루의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고,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를 대타로 내세웠다. 그러나 장성우가 2루 뜬공으로 물어나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돌아온 8회말 수비서 kt는 추격조 투수 김민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평소 같았으면 장성우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남은 이닝을 소화하는 그림이었지만 백신 접종 여파로 인해 강백호가 대신 포수 마스크를 썼다.
사실 강백호에게 포수 포지션이 낯선 자리는 아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포수로 나섰다.
프로에 진출해서는 주로 외야로 기용되다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서 경기 막판 포스 마스크를 쓴 적이 있다. 그 때 이후 2년 5개월 만에 다시 안방을 지켰다.
김민수화 배터리 호흡을 이룬 강백호는 안타와 볼넷 1개씩을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엮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최근까지 4할 이상의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타격에 재능을 보였던 강백호지만 수비에서도 그의 천재성이 드러난다.
프로 입단 이후 외야로 기용됐던 강백호는 지난 시즌 1루수로 전향했고, 올 시즌에는 안정적으로 정착해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강백호의 위력은 포스트시즌 같은 큰 무대에서도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어 더욱 큰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