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렴치범 드러나도 의원 직 굳세게 버티는 후안(厚顔)
김의겸 등 다른 위성 비례정당 의원들도 오십보백보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이 말이 기자 출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 의해 3년 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북한이 문재인의 남한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잘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한 대북 굴종 외교가 빚은, 대한민국의 초라함을 저 깡패 언어가 충격적으로 드러내 보여주었다.
이 ‘훈시’의 주인공은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이란 사람이다. 그는 당시 정상회담에 특별 수행원으로 ‘끌려온’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과 평양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던 중 국가 손님들에게 내뱉은 언사로서는 단연 세계 최악으로 기록될 쌍말을 한 것이다. 그것은 ‘돈 내놓으라’는 요구에 다름 아니었다.
남의 돈, 그것도 코흘리개부터 가난한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꺼이 내놓은 후원금 중 1억여원을 자기 돈으로 쓴 사실이 공소장에 의해 밝혀진 무소속 비례대표 윤미향은 리선권의 폭언을 들어야 마땅한 사람이다. 재벌 총수들 대신에.
“윤미향 의원님, 그 갈비가 목구멍으로 들어갑디까?”
윤미향은 위안부 할머니 관련 활동,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와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경력으로 더불어시민당(민주당의 위성 비례 정당으로 뒤에 민주당과 합당) 비례대표가 돼 금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그 가면이 벗겨져 검찰 수사를 받았으며 부동산 명의 신탁 문제까지 더해져 민주당에서 쫓겨났다. 그래도 제명은 면해 의원직은 유지됐다.
민주당만 그녀에게 보호를 해준 게 아니다. 내로남불 위선 집단인 이 집권 세력 모두가 윤미향 이름만 나오면 싸고돌았다. 윤석열의 검찰이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이번 공소장이 탄생한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거짓말의 대가’ 김명수의 사법부는 윤미향 재판을 11개월이나 질질 끌었다. 그녀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언론에 피고인 이름과 사건 내용이 재론되는 걸 피하게 해주고 형벌 선고가 조금이라도 더 늦게 내려지도록 하고 싶은 조국, 정경심, 최강욱 등에 대한 재판도 바로바로 되지 않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민주화 운동 투사들이 잡은 정권이라는 게 이런 짓을 하고 있다.
전 법무부 장관 ‘추안무치’ 추미애는 또 어떤가? 그녀는 “국민의 알권리보다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가 더 중요하다”며 공소장 공개를 거부했다. 이후 정치 상황이 바뀌면서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의 요청에 박범계의 법무부는 응했다. 후원금을 개인 용도로 쓴 추악한 범죄일람표가 든 서류가 드디어 야당에 제출된 것이다.
갈비, 삼겹살, 술집 외상값, 마사지, 요가... 여기에 교통 위반 과태료에 종합소득세까지 국민 후원금으로 먹고, 치료하고, 자기가 잘못해서 내야하고 의무적으로 바쳐야 할 돈을 댔다. 그래놓고 이런 치부가 보도되자 사실 왜곡이라면서 “30년 동안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왔다”고 여전히 두꺼운 낯을 보였다.
윤미향은 정권의 충견으로 대법원장 자리를 격하시킨 김명수의 법원을 믿고 끝까지 버텨보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에겐 검찰이나 언론보다 더 무서운 같은 종씨, 윤희숙이 있다.
부친의 실정법 위반 농지 투자 사실이 알려지자 지체 없이 의원직을 내던진, 대한민국 공직자의 도덕성 기준을 일거에 높여버린 ‘거인’ 윤희숙이 윤미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 커다란 발에 밟히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도망치려 한다면, 103석 국민의힘은 그녀 제명안을 제출, 168석 민주당 의원들의 양심을 국민 앞에 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검찰이 기소한 윤미향의 죄는 먹고 마사지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박물관 국고 보조금 수령 자격 조건(학예사 고용)을 위해 유령 직원 이름을 적어내 중앙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7년간 3억여원을 타냈다. 이 돈도 제대로 쓰였는지 살펴봐야만 한다. 그녀의 혐의 죄목은 이번 검찰 기소에서만 횡령, 배임, 준사기, 사기 등 8개다.
이 정도면 반일 정의 회복 운동을 한 사람이 아니라 파렴치 잡범 수준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진보좌파 의석수를 불리기 위해 급조된 비례대표용 정당 소속 다른 의원들의 면면도 비슷하다. 열린민주당의 부동산 투기 ‘흑석거사’ 김의겸도 그런 사람인데, 윤석열이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자 “누구 뼈가 부러지는지 겨뤄보자”고 큰소리쳤다.
그는 윤석열 부친 집을 대장동 게이트 핵심 김만배 누나가 매입한, ‘로또식 우연’을 위장 뇌물 사건으로 몰기 위해 사전 명의 이전과 김만배와 윤석열의 형 동생 하는 사이 주장을 폈다가 전자는 재빨리 사실이 아니었다며 사과했었다. 고발이 무서워서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윤이 고발을 해버리자 악을 쓰며 ‘형 동생’은 죽어도 사실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젊은 일선 기자들은 대개 10~30세 연상인 출입처 취재원들에게 직함보다는 더 친근한 호칭을 관행적으로 쓴다. 형사들에게는 ‘형님’이라 하고 국회의원들에게는 ‘선배’로 부르는 풍토를 김의겸이 모른 척한다면, 그는 한겨레신문에서 외톨이 기자 생활을 한 사람이다. 일부 신문사에서는 선배 기수 기자들을 선배 대신 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더구나 검찰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석열이 형’은 윤석열의 별명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하지 않는가?
기자도 아닌 기자 출신 의원과 운동가도 아닌 운동가 출신 의원이 비싼 국민의 돈 세비를 써가며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