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복귀전에서 기대 이하 경기력..치명적 실수로 실점 빌미
국가대표팀 소집으로 인한 장거리 비행 등 누적된 피로 여파 커
복귀한 손흥민·황의조 득점..더 큰 선수되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
질주하던 ‘황소’ 황희찬(25·울버햄프턴)이 잠시 주저앉았다.
황희찬은 16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 선발 출전해 87분 뛰었다. 0-2 끌려가던 울버햄튼은 내리 3골을 퍼부으며 짜릿한 3-2 역전승을 따냈다.
아다마 트레오레와 투톱을 이룬 황희찬은 움직임이 썩 좋지 않았다. 팀 내 최다득점자로 뛰어 오르며 감독의 신뢰를 이끌어낸 황희찬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 22분 백패스가 상대 공격에서 연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황희찬도 머리를 감싸며 자책했다.
황희찬은 88분 소화한 뒤 슈팅 1개만 기록한 채 공격수 히메네스와 교체됐다. 볼을 잡은 횟수나 출전 시간이나 소집 직전 멀티골을 넣었던 뉴캐슬전(2일)과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영국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평점 5.8점을 매겼다. 교체 투입 선수 포함 팀 내 최저 평점이다.
라즈 감독이 구사한 전술상 위치 때문에 황희찬의 저돌적인 돌파를 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황소의 질주’가 멈춘 것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여파가 큰 원인으로 보인다.
체력 문제다. 황희찬은 벤투호에서 가진 시리아전, 이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휴식 없이 영국에서 한국, 한국에서 이란까지 장거리 비행을 한 탓인지 A매치 2경기 모두 좋지 않았다. 시리아전에서는 골키퍼와 1:1 찬스를 놓쳤고, 이란전에서는 초반 측면에서 반짝했을 뿐 풀타임을 뛰면서 슈팅 하나 없었다.
손흥민(트토넘)-황의조(보르도) 역시 대표팀에서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소속팀 복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몫을 다했다. 지금의 상황 또한 국가대표로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황희찬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편, 울버햄턴은 오는 23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EPL 9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