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수요 지속적으로 증가...제작도 활발해질 것"
“제발 OST 좀 내주세요”
제작사를 향한 뮤지컬 팬들의 이 같은 요구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관객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연의 감동을 소장한다. 각종 공연 관련 MD를 수집하면서다. 그중에서도 유독 ‘음악’ 즉 OST 앨범 발매 요청이 쇄도하는 건, 공연의 여운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음악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이 같은 니즈는 실제 OST 음반 판매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예로 지난해 공연제작사 라이브(주)는 뮤지컬 ‘팬레터’의 MD 판매를 진행했다. DVD와 OST, 대본집, 악보집을 출시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선보였고, 1차 판매에서 제작 수량이 빠르게 동나면서 같은 해 한차례 더 추가 제작·판매했다.
뮤지컬 ‘사의찬미’ 제작사 네오 프로덕션 역시 지난해 OST 앨범 2600세트를 제작했고, 오픈과 동시에 빠르게 완판되면서 서둘러 추가 제작에 나섰다. 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베어 더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검은 사제들’ 등 지난해에만 총 10여종이 넘는 OST와 DVD 앨범이 제작됐다. 과거에는 뮤지컬 OST 앨범을 사기 위해 대학로에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높은 인기에도 뮤지컬 OST 앨범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이다. 특히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한국 프로덕션으로 새롭게 만든 공연이라도 원작자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에 더해 출연 배우들과의 계약,이해관계를 거쳐야 비로소 OST 제작이 가능하다.
시장 규모가 작아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저작권과 유통, 인건비 등의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OST 앨범 제작에 더욱 요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는 관객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OST 앨범을 구매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는 아직 뮤지컬 OST 시장이 일반적이지 않다. 대부분이 작품 자체 팬들이 사는 경우가 98%”라며 “OST를 발매한다고 해도 상품으로 큰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관객들에 대한 보답차원 즉 서비스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OST와 DVD 등의 발매는 마니아층이 탄탄한 일부 작품들이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OST 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제작사들도 여러 방면으로 부가수입원 발굴에 나서면서다.
앞서 공연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뮤지컬 OST 앨범 발매에 대한 팬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이에 따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음원과 함께 전체 배우가 참여한 3CD 구성의 OST 앨범 발매를 예고하는 등 활발히 제작에 앞장서고 있다. 신 대표는 “뮤지컬 OST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질 좋은 음반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 이후엔 뮤지컬 OST 앨범 시장이 음반 산업적으로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CJ ENM 공연사업부 이경미 마케팅 팀장 역시 “뮤지컬 OST 음반은 공연의 감동을 소장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한정된 좌석의 티켓 판매 외의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실제로 현장 MD 부스 문의 또는 SNS 댓글 등을 모니터링 해보면 관객들의 OST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크고, 추가적으로 영상(DVD, 스트리밍)을 원하는 반응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배경음악’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콘텐츠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앞으로도 OST에 대한 수요도 유지되고 활발히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반복되어 재공연이 되는 뮤지컬의 경우 작품과 넘버 자체의 팬을 많이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