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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드라마 누비는 ‘원톱’ 여성들의 ‘한계’ 없는 활약


입력 2021.11.05 13:30 수정 2021.11.05 09: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원 더 우먼’ 이하늬·‘구경이’ 이영애 등

여성 원톱 드라마 각광

‘원 더 우먼’의 이하늬, ‘마이 네임’의 한소희, ‘구경이’의 이영애 등 여성들의 활약을 담는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여성 주인공의 활약만이 오롯이 담기기 힘들었던, 추리극과 누아르에서도 당당하게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며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SBS, JTBC

지난 9월부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SBS ‘원 더 우먼’은 비리 검사에서 하루아침에 재벌가 며느리로 인생이 바뀐, 불량기 가득한 검사 조연주(이하늬 분)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다. 구박받는 재벌가 며느리 강미나와 목표를 위해선 비리도 서슴지 않는 거친 검사 조연주를 오가는 1인 2역 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지금은 한주그룹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비는 중이다.


거침없는 말투와 두려움 없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시원시원한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코믹이면 코믹, 액션이면 액션. 배우 이하늬는 조연주의 다채로운 면모를 입체적으로 소화하며 ‘원 더 우먼’의 히어로로 활약 중이다.


JTBC에서는 이영애가 괴짜 탐정 구경이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구경이’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추적극을 코믹하게 담는 드라마로, 지난달 30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1, 2회에서는 구경이가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는 과정들이 담겼다.


전직 경찰이지만, 지금은 게임과 술에 빠져 사는 은둔형 외톨이 구경이는 첫 등장부터 신선했다. 떡진 머리로 게임에 푹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사건을 파헤칠 땐 괴짜 같은 면모와 날카로운 모습을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줬다.


한때는 장르물 속 여성 캐릭터는 실수를 연발하다 ‘민폐’로 전락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혹은 여성이 주인공인 장르물이 등장할 때도 오롯이 활약을 조명받지 못하거나 또는 여성성을 강조하며 원톱의 의미를 약화시키곤 했었다. 일례로 ‘추리의 여왕’의 배우 최강희가 배우 권상우와 투톱 형태로 역할을 나눠 가졌으며 ‘미세스캅’ 시리즈의 김희애, 김성령은 형사보다는 ‘아줌마’에 방점을 찍은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었다.


하지만 ‘원 더 우먼’과 ‘구경이’는 남성 조력자의 도움 없이 자신의 능력만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극을 전개시켜 나가는 히어로 같은 면모로 기존 작품들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괴팍하고, 거친 성격으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것도 새로운 지점이었다.


더욱이 ‘구경이’는 의뭉스러운 조력자 용 국장(김해숙 분)과 빌런 케이(김혜준 분)이 모두 여성 캐릭터로 채워지며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넷플릭스에서는 여성 누아르 ‘마이 네임’이 구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드라마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랭킹 최고 3위에 랭크된 바 있다.


‘원 더 우먼’, ‘구경이’와 달리 묵직한 분위기로 흐르는 이 드라마는 하드보일드의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작품으로, 서사 면에서는 특별할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한소희가 주인공으로 나섰고, 이에 새로운 그림들이 만들어진 것이 이 드라마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우는 거친 남성들의 세계에서 이질적인 존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이 네임’은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 그가 어떻게 성장해 자신의 존재감을 내뿜게 되는지를 담아내며 또 다른 흥미를 유발했다. 아담한 체격의 한계를 딛고 펼치는 한소희의 액션을 통해 보는 맛에 새로움을 더하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 속, 새로운 여성 캐릭터들의 등장이 시청자들에게는 폭넓은 재미를 느끼게 한 셈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도,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한계 없는 여성들이 또 어떤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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