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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과다로 극단 선택한 공무원, 주말 일했지만 근무자 명단에도 없었다


입력 2022.02.17 10:51 수정 2022.02.17 10:32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전북 전주시에서 근무하던 9급 공무원이 입사 한 달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해 충격을 안긴 가운데 그가 지난 주말 방역 업무에 참여했지만, 정작 근무 대상자 명단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주시청 9급 공무원 A씨(27·여)는 지난 주말인 12일과 13일 근무했다.


그런데 해당 주간 '보건소 인력지원 대상자 명단'에는 A씨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시 직원들은 통상 과마다 일주일씩 전주시 보건소로 파견되며 코로나19와 관련한 역학 조사 업무를 해왔다.


A씨의 담당 부서에서는 팀장인 6급과 7급, 8급, 9급 각 1명씩 4명이 1개조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업무가 배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한 직원들은 대상자 4명을 포함해 해당 과 전체였다.


게다가 숨진 A씨만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속 근무를 맡았다. 대다수는 평일만 하거나 평일과 주말 근무를 섞은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A씨는 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지원 근무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A씨는 "팀장이 '내일 국장을 만나러 가야 된다'며 근무가 어렵다고 했다. 결국 내가 토요일과 일요일 역학조사를 나간다. 일주일 계속 일하게 됐다. 다음 주 처리할 게 있어서 월요일 연가도 못 낼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총무과 관계자는 "지난 주간 해당 과의 보건소 인력지원 대상자 명단에는 A씨가 없는 것은 맞다"며 "아마도 자체적으로 사무실 직원 17명에 대해 근무표를 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청 9급 공무원 A씨는 지난 15일 오전 7시 30분께 전주시 덕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출근 시간이 다 됐는데도 일어나지 않자 A씨를 깨우려고 방에 들어간 어머니가 이를 목격했다.


A씨는 휴대전화에 "엄마, 아빠, 동생아 미안해 나 진짜 못 버티겠어. 직장 그만두는 것보다 그냥 혼자 이렇게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해. 나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라는 유서를 남겼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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