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초과이익환수 주장한 직원 '많이 혼났다' 증언 또 나와

'대장동 4인방' 12차 공판…개발지원파트 차장 증인 출석

정민용 작성 공모지침서에 민간 초과이익환수 내용 빠졌다고 지적한 '직원' 질책 정황 증언

"얼굴빛 좋지 않았다", "'검토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던 것 같다"

"유동규가 질책했느냐"는 검찰 질문엔 "답변 드리기 곤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 초과이익 환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실무자가 크게 질책 받았다는 증언이 또 나왔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에 대한 12차 공판을 개최했다.

이날 공판에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던 2015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의 개발사업 1팀에서 개발지원파트 차장으로 근무했던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당시 같은 팀 개발계획파트 차장이었던 주모 씨가 질책 받게 된 경위를 물었다. 주씨는 2015년 2월 정민용 변호사가 작성한 공모지침서에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가 질책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씨가 개발사업 1팀과 2팀이 공모지침서를 검토한 내용을 취합해서 가지고 나갔고, 그 이후에 엄청 깨진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이씨에게 "주씨가 질책받은 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주씨가) 갔다 와서 얼굴빛이 좋지 않았고 '많이 혼났다', '검토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전략사업실에서 주씨를 질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실무진에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란 뜻인가?"라고 묻자 이씨는 "그건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앞선 공판에서도 비슷한 증언이 나온 적 있다. 지난 1월 25일 진행된 4차 공판에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개발사업1팀에 근무했던 박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는 주씨가 공모지침서에 초과 이익을 환수할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가 유 전 본부장에게 질책 당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주씨가) 그 이후 정서 상태가 다운돼 있었다. 그냥 좀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 그때 표현대로라면 '총 맞았다'는 식의 말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는 정 변호사가 근무하던 성남도공 전략사업팀에서 작성했다. 정 변호사는 남욱 변호사의 추천으로 유 전 본부장이 채용해 전략사업팀에서 근무하게 됐다. 검찰은 이들이 의도적으로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공모지침서에서 빼는 등 공사의 이익을 줄이고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추가 개발이익을 독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