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실드' 해외처방 사례 검토중
외국 정부와 먹는 치료제 교환하는 스와프 방식 검토 예정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도입 시기를 앞당겨 내달 말까지 총 46만명분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먹는 치료제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도 해외처방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필요할 경우, 앞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당시 사용됐던 '스와프' 방식을 차용해 외국 정부와 먹는 치료제를 교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까지 확보한 먹는 치료제 총 100만4000명분이 순차적으로 국내에 도입 중인 가운데 4월 말까지 기도입된 일부 물량을 포함해 총 46만명분을 조기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 중인 먹는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등 2가지다. 팍스로비드는 24일 기준으로 총 16만3000명분이 도입됐다. 지난 1월 24일부터 3월 24일까지 재택치료자, 생활치료센터 및 감염병전담병원 환자 등 11만3783명에게 사용됐으며, 남은 물량은 4만8947명분이다.
여기에 25일 도착한 팍스로비드 물량(4만4000명분)과 이달 내로 들어올 물량(4만명분)을 더한 8만4000명분, 지난 23일 선도입돼 26일부터 사용되는 라게브리오 2만명분에 27일에 도착할 8만명분을 더한 10만명분 등 이달 말까지 총 18만4000명분이 들어오게 된다. 이에 더해 4월 중에는 27만6000명분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므로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약 한달간 46만명분의 치료제가 들어온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내달 도입될 제약사별 치료제 세부 물량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25일 브리핑에서 "4월에 도입될 추가 물량이 있어 현재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다"라며 "이와 별도로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형성하기 어려운 중증 면역저하자에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도 해외 (처방)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필요할 경우, 앞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당시 사용됐던 '스와프' 방식을 차용해 외국 정부와 먹는 치료제를 교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확진자 정점과 시차를 두고 이달 말부터 위중증 환자가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치료제 도입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의료 현장에서 치료제 물량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충분한 물량이 도입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처방 대상과 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최근에는 하루 7천명 넘게 투약되고 있고, 재고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며 "재고량이 바닥나서 치료제를 처방 못 받는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일선 의료현장에서 먹는 치료제가 부족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당초 화이자사와 협의된 4월 물량을 최대한 앞당겨 도입하고 이에 더해 4월 초에 추가물량을 도입하기 위한 계약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정부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처방하는 새 치료제 라게브리오의 오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라게브리오는 지난 23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26일부터 본격적으로 환자에 처방되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인 60세 이상자, 4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중 기존 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대상자에게 투여된다. 단, 임신부나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투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국은 임부와 소아·청소년에 대해 잘못된 처방이 내려지지 않도록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 등록을 완료했으며, 환자관리정보시스템에 의약품 정보를 추가했다. 또 의료기관에도 라게브리오 처방 안내와 관련한 '치료제사용안내서'를 배포했으며, 약국에서는 환자에게 상세한 복약 안내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의약품 사용 후 부작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drugsafe.or.kr. 또는 ☎1644-6223)으로 신고하거나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