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안철수 위원장 예방
安 "한반도 안정이 한중 양국 국익에 도움"
싱하이밍 "한중은 가까운 이웃 협력 동반자"
中측, 북한의 북미관계 불만 전달하기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6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예방을 받고 한반도 문제 및 한중관계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른바 사드 '3불(不)'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놓고 양측의 미묘한 의견 차이도 감지됐다.
안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한중 양국이 서로 깊게 의논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경제 문제뿐 아니라 환경, 보건 등 많은 문제들이 있다"며 "협력관계들이 좀 더 발전적으로 진전되기를 정말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서는 "긴장관계가 고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우려한 뒤 "한반도가 안정되는 것이 한국과 중국 양국의 국익에 정말 도움이 된다는 공통적인 인식 아래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싱 대사는 "우리는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안 위원장이) 말씀하신 대로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중한관계를 잘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올해는 (한중수교) 30주년이니 보다 훌륭하게 미래에도 (관계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측 모두 예민한 사안인 이른바 '사드 3불'에 대한 언급은 비공개 접견에서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사드 3불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 등 3가지를 하지 않겠다고 중국에 약속하고 사드 문제를 봉합했다는 논란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측이 이미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까지 요구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싱 대사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혐한정서나 반중정서가 한중 양국에 흐르는 데 대한 우려는 표명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우리말로 표현해서 (싱 대사가)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내용상으로는 국민 정서 이야기"라며 "이슈가 생겼을 때 반중정서나 혐한정서가 나온다면 서로서로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싱 대사가 북미관계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일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변인은 "중국에서 알고 있는 북한 쪽의 입장을 약간 이야기 했다"며 "미국 쪽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바를 다 이루지 못했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싱 대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안 위원장은 이날 저녁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대한민국이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중요하고, 그런 측면에 대해 중국 측에서 확실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대북제재 완화 등을 거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았다"며 "(싱 대사가) 북한 측을 대변하거나 하진 않았고, 한판도 평화가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주중중국대사관은 이날 접견 후 보도자료를 내고 "싱하이밍 대사는 현재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있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중국 측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한반도 비핵화 실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