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고양서 경찰에 검거→인천지검 압송 후 조사 진행…진술 계속 거부
이은해 "변호인 입회하지 않으면 진술할 수 없다" 비협조적 태도 견지
검찰, 오피스텔서 압수한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으로 분석中
인천지검 “경찰 재수사만으로 살인혐의 충분히 입증? 사실 아냐…검수완박 상태였다면 '무죄'"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 씨가 검거된 뒤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이씨와 조씨를 인천구치소에서 불러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12월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검거되기까지 도피를 도와준 조력자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낮 12시 25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돼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뒤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검사·수사관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는 변호인이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진술할 수 없다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고, 조씨도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체포영장에 따라 검거된 이들의 구속영장을 18일 오전 법원에 청구할 방침이다. 긴급 체포나 체포 영장에 의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들의 은신처인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스스로 다이빙을 하게 유도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30)씨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됐다.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은 이번 사건이 경찰의 재수사만으로도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찰이 이씨 등을 살인 등 혐의로 송치했지만 결정적인 물증은 없었고, 피의자들도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있어 그대로 기소할 수 없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인천지검에 전담수사팀을 두고 장기간 직접 수사를 해 이씨 등이 실효된 A씨의 보험을 되살린 뒤 1차 살해 시도를 했고, 다시 보험이 실효되자 지인에게 돈을 빌려 보험을 되살린 뒤 2차 살해 시도를 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검찰은 강조했다.
검찰은 1차 살인미수 범행의 경우 경찰이 이미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한 이씨 등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재차 압수한 뒤,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복원해 복어 독을 이용해 A씨를 살해하려 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상태였다면 경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 기소해도 무죄 판결이 나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