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전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구름 관중 몰려
부상 살라, 방한 불발되자 A매치 4경기 연속 만원 실패
벤투호 주장 손흥민 플레이 만끽하며 아쉬움 달래
상암벌이 또 한 번 붉게 물들었다.
14일 이집트와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또 한 번 만원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당초 이집트전은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서 23골로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오전 이집트 축구협회는 살라가 부상으로 한국과 평가전을 위한 방한이 불발됐다고 전해 아쉬움을 샀다.
EPL서 경쟁한 손흥민과 살라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아쉬움은 티켓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선 세 차례 A매치서 모두 만원 관중을 끌어 모았지만 이집트전을 앞두고 취소표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4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했다.
하지만 살라가 오지 않아도 경기장을 찾을 이유는 충분했다. 또 다른 득점왕 손흥민은 이날도 변함없이 선발로 출격했기 때문이다. 실제 손흥민 등을 보기 위해 이날 경기장에는 5만917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킥오프 2∼3시간 전부터 이미 많은 팬들이 집결했다.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살라가 오지 않아 아쉬운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손흥민을 보기 위해서 왔다. 지난 브라질전에는 예매에 실패해서 오지 못했는데 그 아쉬움을 씻고 가겠다”고 말했다.
대다수 관중들은 일찌감치 입장해 선수들의 몸 푸는 장면부터 지켜봤다. 경기 시작 50분 전 전광판에 스타팅 라인업이 소개됐고, 손흥민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들이 큰 함성을 발사했다.
경기장을 채운 6만 관중들은 손흥민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눈을 때지 못했다. 위협적인 돌파와 슈팅이 나올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고, 반칙을 범한 이집트 선수들에게는 어김없이 야유가 쏟아졌다. 살라가 없어도 상암벌은 지난 브라질전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웠다.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 주도 하에 관중들은 ‘우리 다시 함께’라는 카드섹션을 펼쳐들고 태극전사들에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한국축구가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오르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카드섹션은 관중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힘찬 응원이 더해져 장관을 이뤘다.
한편, 이날 경기 전 눈길을 모으는 장면도 있었다. 킥오프 15분 전 살라 분장을 하고 온 한 국내 팬이 전광판에 잡히자 관중들이 큰 박수를 보내며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살라 없이도 상암벌은 충분히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