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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때문에 김동연 신승'?…민주당 선거평가 토론회 '아무말 대잔치'


입력 2022.06.22 03:07 수정 2022.06.22 00:0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재명 잘못 때문 90% 이상' 흐르자

친명 세력들 모여 집단 뒤엎기 시도

김동연 신승 놓고 "철저하게 이재명

역할…김포공항 이전 공약 덕" 주장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토론회가 21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3·9 대선 패배와 6·1 지방선거 참패 원인이 이재명 의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중론으로 굳어져가자, 친명(친이재명) 세력들이 모여 집단 뒤엎기에 나섰다. 이들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의 신승도 이 의원의 김포공항 공약 때문이라는 독자적인 분석을 내놓는 등 이 의원 면책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는 21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대선·지선 평가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친명 성향 인사들이 대거 발언에 나서 반성과 성찰 대신 이재명 의원 비호에 총력전을 펼쳤다.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토론회 발제에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잘못 때문이라는 게 대선·지선 평가의 90% 이상인데,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불합리한 선거 구도 속에서 이 후보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지만, 이낙연 후보의 비서실장이나 대의원이 윤석열을 지지하겠다고 한 게 문제"였다고 탓을 돌렸다.


6·1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상대로 신승한 것을 향해서는 "철저하게 이재명 의원의 역할 때문"이라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부천시에 직접 영향을 줬기 때문에 신승한 것"이라고 열을 올렸다.


이에 대해서는 선거 과정상의 사실관계를 전혀 무시한 독자적인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동연 후보는 지방선거 사흘 전 경기도내 31개 시·군을 모두 한 차례씩 방문한다는 '파란 31 대장정'을 하면서, 경기 부천을 선거 직전일인 지난달 31일 오후에 찾았다. 부천 역곡남부역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는 김 후보 뿐만 아니라 부천의 지역구 의원인 설훈·김상희·김경협·서영석 의원이 총출동했고, 신현영 의원과 조용익 부천시장 후보도 함께 했다.


그런데 유세 현장에서 김동연 후보와 설훈·김상희·김경협·서영석·신현영 의원과 조용익 시장 후보 등 마이크를 번갈아가면서 잡은 7명 중 누구도 이재명 의원이 제기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입에 담지 않았다. 김준혁 교수가 발제한대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부천 표심을 움직여 신승의 결정적 요인이 될 정도였다면 이를 부천 유세에서 집중적으로 강조했어야 했을텐데, 오히려 모두가 언급 자체를 회피한 것이다.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부천에
직접 영향 줘 김동연 신승했다"는데…
정작 선거운동 마지막날 부천유세에선
연설자 7명 다 김포공항 언급도 안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6·1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기간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 경기 부천 역곡남부역사거리를 찾아 김상희 의원·조용익 부천시장 후보·신현영 대변인 등과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7명의 연사 중 아무도 이재명 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입에 담지 않았으며, 김동연 당선인의 '파란 31 대장정' 부천 공약으로 제시되지도 않았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이날 부천에서의 마지막 유세에서 김동연 후보는 △중동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광역복합환승센터·컨벤션센터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설훈 의원은 "당도 중요하지만 인물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단을 부천시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물론 이 의원의 이름 자체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당시 김동연캠프에 몸담았던 관계자는 "마지막날 부천 유세에서는 이재명 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는 아무도 관심조차 없었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공격에 화력을 집중했다"며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은 유세차에 재산 축소 신고 내역을 대문짝만하게 인쇄해놓고 하루종일 부천시내를 돌면서 연설을 했는데, 뜬금없이 '철저하게 이재명 의원의 역할 때문에 신승했다'는 것은 모두를 모욕하는 말"이라고 분개했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패배로 끝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인을 평가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이재명 의원에 대한 면책 발언,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에 대한 반박, 전당대회 룰을 이 의원에게 유리하게 변개하자는 주장 등이 주를 이뤘다.


윤종군 민주당 경기 안성 지역위원장은 "대선과 지선에서 실패한 것은 유능하지 못한 능력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민주당의 책임,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특정인을 몰이하듯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비겁하고 잘못된 행태"라고 반박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의원의 비호감도가 높다"면서도 "싫어하기도 하지만 두려워한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집단지도체제를 하자는 것은 계파 싸움을 하자는 것"이라며 "단일지도체제로 강력한 리더가 민주당을 이끌어가면서 하나로 뭉치게 해야, 이길 수 있고 싸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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