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5% 오른 9620원 결정…노사 모두 '불만'

근로자위원 4명, 사용자위원 9명 '동반퇴장'하며 항의

노동계 "임금 삭감된 수준" 경제계 "현실 외면한 결정"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과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올해 첫 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가 8년만에 법정기한 내 최저임금을 결정했지만, 노사 모두 반발하면서 향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밤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460원(5.0%) 많은 금액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앞서 이날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고, 이에 공익위원들은 9620원을 제시한 뒤 표결을 제안했다.

이후 근로자위원 9명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4명은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고, 한국노총 소속 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사용자위원 9명도 표결 선포 직후 전원 퇴장했다.

결국 재적 인원 27명 가운데 민주노총 근로자위원을 제외한 2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2명, 기권 10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이 같은 결과에 노사 모두 반발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원회의 직후 "5%는 실제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안으로, 결국 임금 인상이 아니라 동결을 넘어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며 "저임금 노동자 삶의 불평등, 노동 개악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제일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의 지불 능력인데 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이 안 됐다"면서 "한계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이 5%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가 오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