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7917억…전년비 12% 감소
가전·TV 수요 위축 본격화…긴장감 고조
전장서 수익 발생은 고무적…수주도 순항
LG전자가 전장사업의 흑자전환이 유력한 상황에서도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수요위축 여파가 점차 확대되면서 가전과 TV 등 세트사업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9조472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 늘었다.
LG전자가 지난달 말 태양광 패널 사업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며 올 2분기 실적발표부터 관련 실적은 중단영업손익으로 처리된다. 이번 2분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9323억원, 9001억원이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비록 LG전자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전장사업에서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날 LG전자가 사업별 실적을 별도로 공지하지는 않았지만 그 간 쌓아온 수주 등을 고려했을 때 적자 탈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만약 예상이 맞다면 LG전자는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27분기만에 전장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5일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5G 고성능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LG전자 전장사업의 상반기 수주 규모는 약 8조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인 약 60조원의 13% 넘어선 성과다.
다만 주력인 가전과 TV 사업에선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up·억눌린) 효과를 톡톡히 누린 LG전자지만 올해 촉발된 물가상승의 파고는 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대폭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 가전과 TV 등 세트사업은 2분기부터 전반적인 수요 둔화가 관측되면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특히 경기침체 여파가 3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가전 사업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을 2억879만4000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는 종전 전망 대비 284만5000대 이상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연간 출하량과 비교해보면 474만3000대 가량 감소한 것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와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460억원,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6%, 94%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상승으로 글로벌 TV, 가전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특히 3분기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