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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中 반발에도 '반도체 동맹 칩4' 함께하나


입력 2022.07.28 13:57 수정 2022.07.28 13:58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美, 8월 말까지 韓 동참 요청

박진 "中 배제 아냐…국익 차원 판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착해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이어 이른바 '반도체 동맹'인 '칩4(미국·한국·일본·대만)'의 첫 회의 개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칩4 참여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중국 배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긍정적 관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중국 반발을 설득할 수 있는 외교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칩4' 참여 여부 관련 질문에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 한국의 국익이라는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장관은 "중국이 만약 이에 대해 오해한다면 사전에 해소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것은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고 개발하는 국가들 사이에 대화하기 위한 협력체"라며 "네 나라가 모여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안정적 관리, 인재 양성, 연구개발 등을 협의하기 위한 협의체로서 일단 출발하자고 제의가 들어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칩4' 내에 재정 인센티브, 인재양성, 공동 연구개발, 공급망 다변화 등 네 가지 분야가 있으며 어떤 분야가 도움이 되고 부담이 될지를 면밀히 검토해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규칙을 따라가는 국가(rule follower)가 아니라 규칙을 만드는 국가(rule maker)가 되는 게 도움이 된다"며 "그런 차원에서 (칩4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의존 측면을 감안할 때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8월 중 중국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관심사항, 현안에 대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이 한국, 일본, 대만 등을 상대로 제안한 '칩4' 동참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반도체 강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이른바 '칩4'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측에는 8월 말까지 동참 여부를 밝혀달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오는 8월 말께 칩4의 첫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칩4'를 제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칩4 추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자신의 장기적 이익과 공정한 시장 원칙에 따라 국제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을 수호하는 일을 많이 하길 바란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회담에서 220억 달러(약 28조 6500억원) 규모의 대미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록히드마틴, 메드트로닉, 커민스 등 관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도 화상회담을 가졌다"며 중국을 배제한 독자적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을 자국 통제 아래에 두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추진한다고 해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중국을 전체 산업망·공급망에서 배제하려고 시도할수록 중국은 한국, 일본 측 산업 당사자들과의 산업망 협력·조율을 더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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