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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혼란 '권성동-장제원' 책임론…당내 "윤핵관 물러나라"


입력 2022.08.29 15:13 수정 2022.08.29 15:1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27일 의총 후 당내 '權 사퇴' 의견 봇물

당내에선 "장제원도 책임져야" 주장도

'연판장 발언'에 '權-張 갈등론'도 대두

"윤핵관 자리 내려놔야" 소리 더 커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내부 혼란에 대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윤핵관 핵심 인사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는 물론, '비대위 체제 전환'에 역할을 담당한 장제원 의원 역시 현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사이의 갈등설이 재차 확산되는 가운데, 권 원내대표가 먼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여론 잠재우기에 나선 만큼 향후 장 의원의 움직임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저는 한 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며 "원내대표로서 제 거취는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한 이후 제가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로운 비대위 체제를 출범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당내에서 불거진 '권성동 사퇴론'에 대한 의견을 직접 밝힌 것이다. 정치권에선 권 원내대표의 이 발언이 사태를 수습한 뒤 스스로 사퇴하겠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를 언급한 건 현재 당이 처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지난 26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했다. 이 판단으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 집행이 정지되자, 국민의힘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롭게 비대위를 구성해 현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결론을 내놨다.


하지만 곧바로 이 같은 의총의 결론이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법치나 공정, 상식에 어긋난다며 당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비대위 전환을 위해 이미 당헌을 한 차례 개정했는데, 재차 당헌을 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곧 권 원내대표에 대한 책임론으로 확대됐다. 권 원내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비대위 체제 전환을 추진한 것이 결국 당에 독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현 지도부는 그 실력이 다 드러났다.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않고 출범한 비대위, 그에 따른 가처분 인용,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이 맞느냐"며 비대위 체제를 주도한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상현·유의동·최재형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권 원내대표는 스스로 사퇴해서 당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터주길 바란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유지 입장을 철회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그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권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장제원 의원도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비대위 체제 전환 등 모든 사태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이 장 의원이라는 게 여의도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본인 페이스북에 "권 원내대표 뿐 아니라, 뒤에 숨어 대통령 내세우며 호가호위하고 국회의원 줄 세우고 자기정치에만 몰두하는 장 모 의원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모 의원'은 장제원 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내에선 무리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책임을 모두 뒤집어 쓰게 된 권 원내대표의 장 의원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단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7일 윤한홍 의원이 의총장에서 쏟아낸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은 나와서 한 말씀 해보시라"고 했는데 두 의원 간 갈등이 단편적으로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의원이 겨냥한 '연판장 의원들'은 지난 달 29일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원에서 사퇴하고 난 직후 당내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한 32명의 초선 의원들이다. 이 32명의 초선 의원들은 박수영 의원이 돌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연판장에 서명했다. 총 63명 중 절반이 넘는 32명의 중지를 모은 이 연판장이 등장하면서 당시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에는 가속이 붙었다.


당내에선 박 의원이 장 의원과 가까운 사이인 만큼, 사실상 비대위 체제 전환을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윤 의원의 발언은 당시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이었던 권 원내대표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라, 이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장 의원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한홍 의원이 권성동 원내대표와 가깝고, 박수영 의원이 장제원 의원과 가깝다는 건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미 한 차례 두 의원 간 사이가 틀어졌단 얘기가 있었던 데다 의원들이 다수 모여있는 자리에서 특정인을 거론한 발언이 나온 만큼 두 의원 간 갈등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소위 윤핵관들 모두 2선 후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내 3선 중진인 김태호 의원은 "국민과 소통할 자세가 돼있지 않다"며 "진짜 윤핵관이라면 자리를 내려놓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비판했다. 또 유승민 전 의원도 "윤핵관들은 조직폭력배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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