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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집단행동 예고?…현역의원 신분으로 "尹퇴진" 처음 외친 김용민


입력 2022.10.12 03:00 수정 2022.10.12 03: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좌파단체 집회 참석…"정부 5년 못 채우게 해야" 주장

페북서도 "대통령 답지 못한 사람 국민이 바꿀 수 있다"

논란 커지자 당내서도 비판 나와…"지도부가 경고해야"

정가서 "집회 동력 살리고 당과의 고리 만든 것" 분석 나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용민 페이스북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집단행동을 위한 포석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의 문제의 발언은 지난 8일 나왔다. 그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우리가 함께 행동해 윤석열 정부가 끝까지 5년을 채우지 못하게 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빨리 퇴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뽑은 대통령을 여러분이 다시 물러나게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진정한 국민주권 실현"이라며 "결국 여러분의 거대한 물결에 정치권이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우리 헌정질서는 대통령 답지 못한 사람을 결국 국민이 바꿀 수 있게 열어두고 있다"며 탄핵을 시사했다. 그는 "헌법을 수호하고 법을 지키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정질서"라며 "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윤 정부, 검찰 독재를 실현해가는 윤 정부, 반성 없는 침략자에게 국토를 열어주려고 하는 윤 정부야말로 헌정질서를 흔들다 못해 뿌리를 뽑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민주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연상케하는 발언이 나온 적은 있지만, 대통령 탄핵 집회에 직접 참석하고 공개석상에서 퇴진을 언급한 건 김 의원이 처음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7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한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에서) 또 한 번 불행한 탄핵의 역사가 되풀이될지 모른다"라는 글을 남겼고,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의) 임기기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주대낮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헌정질서 파괴 망언"이라고 힐난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정 초반의 퇴진 운운은 국가적 혼란을 야기하는 정략적 획책이며, 민주당의 모든 망상적 정쟁이 무엇을 얻기 위함인지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민주당이 끝내 원하는 게 '정권 퇴진' '정권 전복'인가"라며 "대선 불복과 정권 퇴진을 획책해 정권을 전복해 보려는 '촛불의 추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SBS 방송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만약 탄핵이나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도 국민이 결정하실 일이지 민주당이나 국회의원이 이러쿵저러쿵 할 일이 아니다"라며 "아무리 집회에서 한 발언이지만 이 발언이 당과 당원들한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이런 발언들에 대해 미리 경고하고 단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권 말에나 언급할 법한 '게이트' '퇴진' 등을 운운하는 건 윤석열 정부가 정치 보복을 한다는 판단하에 역공을 취하는 것"이라며 "당이 (퇴진 촉구에) 나서려면 그만큼의 마땅한 이슈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무르익지 않았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 의원이 나선 건 집회의 동력을 살리고, 앞으로 민주당과 집회 측의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김 의원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원들끼리 공유된 일정도 아니고, 알지도 못했다"며 "개인적인 발언으로 당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의원이 그 자리에 참석한 것도 전혀 몰랐다. 아마 이재명 대표도 몰랐을 것"이라며 "(지도부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 시기상으로 언급할 이유도 없다. 지금은 민생을 얘기해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본보에 "(집회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서 간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다시)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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