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색 정장에 마스크 끼고 법원 출석
"현 검찰 정권 수사는 증자살인(曾子殺人)에 삼인성호(三人成虎)"
유동규 등에 1억4000만원 금품 수수 등 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군사정권 보다 더하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자신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남색 정장에 마스크 착용한 정 실장은 이어 "현 검찰 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曾子殺人)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며 검찰 수사를 연이어 비판했다. 검찰이 허위 사실로 자신을 수사하고 있으며,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믿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검찰 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게도 향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열심히 생활하시는 데 저의 일로 염려를 끼쳐 미안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취재진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억 4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에 대한 입장 등을 묻자 "자세한 건 변호인과 (이야기 하라)"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은 그간 공개적인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언론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었다. 정 실장의 모습이 공개적으로 노출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 실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 4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정 실장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른바 '대장동 일당'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으로부터 1억4000만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5년 2월엔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대가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및 유 전 본부장과 함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보통주 지분 중 24.5%(세후 428억원)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도 받는다.
뿐만아니라 2013년 7월부터 2017년 3월 사이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남욱 씨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게 했으며,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게 해 개발수익 210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9월 29일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한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하며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 15일 오전 정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4시간 조사했다. 이후 하루가 채 지나기 전인 16일 오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앞서 정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에 그가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라고 적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정 실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수수한 돈이 이 대표의 정치 자금 등으로 쓰였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정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 전면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 혐의들에 이 대표가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정 실장이 구속된다면 향후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혹은 19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