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기자 선배로서 나무라고 싶어…명백히 잘못해"
당내서도 "사퇴해야" "당에 누를 끼쳤다" 목소리 분출
지도부는 사안과 거리두기…金은 "거취 고민 안 해"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대변인직 사퇴' 여론이 일고 있다. 김 대변인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허위로 밝혀진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물론 의혹 부풀리기에 동참했던 민주당 지도부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대변인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같은 기자 선배로서 좀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변인 정도는 물러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대변인이 신뢰를 잃으면 정당이 신뢰를 잃는 것"이라며 "의원을 그만두라고 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대변인 정도는 본인이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변인이 전날 SNS에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에 대한 유감을 표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는 원래 깨끗하게, 단순하고 명료하게 하는 게 맞다"며 "지금 상태라면 명백히 잘못한 게 맞는데 어제 보니 사과의 조건이 많이 붙어있더라"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 등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의 책무'를 거론하며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대변인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변인이 일차적으로 당의 얼굴인데, 이번 사건으로 당에 누를 많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박지현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SNS에 "김 대변인이 유감을 표시했지만 유감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일부 유튜버들이 돈벌이를 위해 펼치는 마구잡이식 폭로를 대변인이 가져오면서 야당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이 유감 표명을 했지만, 당 차원의 책임론은 한동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확인되지 않은 제보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의혹을 제기한 김 대변인을 옹호하고, 의혹 부풀리기에 당 지도부가 너도나도 나선 바 있어서다. 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 김성환 정책위의장 등 당내 핵심 인사들은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등을 주장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김 대변인이 저질스런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관련 TF를 꾸리겠다고 부화뇌동했다. 민주당은 이미 당 대표부터 당 대변인까지 거짓말에 중독된 허언공동체"(24일 권성동 의원)라는 맹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 중 장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의혹이 허위로 밝혀졌음에도 침묵하고 있다. 다만 장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의혹 제기를 철회하면서도, "공권력 있는 정권은 증언만 가지고 구속까지 하는 마당에 야당 정치인은 질문할 수 밖에 없다"며 김 대변인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당내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김 대변인은 대변인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거취에 대한 고민을 따로 안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일축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사과가 아닌 책임을 져야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어제 입장문을 밝힌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