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프덴’ 12월 8일 한국 초연 개막
내년 2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우리는 매 순간 선택 앞에서 망설이고 갈등한다. 만약 당신에게 다시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뮤지컬 ‘이프덴’은 이혼 후 새로운 삶을 꿈꾸며 10년 만에 뉴욕으로 돌아와 매순간 선택 앞에 고민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엘리자베스의 삶을 그린다. 선택에 따라 ‘리즈’와 ‘베스’로 나뉘는 각기 다른 인생을 통해 사소한 선택이 가져온 변화와 운명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로드웨이에서 400회 이상 정규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이 작품의 한국 초연이 지난 8일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성종완 연출은 14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두 개의 평행세계를 담고 있다. 두 평행세계에서 펼쳐지는 삶의 단면을 보면서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라는 인물의 두 평행세계를 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성 연출은 “‘리즈’와 ‘베스’의 세계를 다른 톤으로 그리고, 안경이라는 장치를 걸어 차별을 뒀지만 걱정을 많이 했다. 연습 초기에는 배우들이 헷갈린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면서 “더 큰 걱정은 관객들이 잘 따라올까에 대한 것이었는데 다행히 명확하게 인지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안도했다.
배우들에게도 이 같은 설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엘리자베스 역의 배우 박혜나는 “처음엔 (이야기가)너무 복잡해서 이해가 안 됐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전달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무대에서 구현했을 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석권한 뮤지컬계 최고의 콤비 중 하나로 손꼽히는 브라이언 요키와 톰 킷의 손에서 탄생한 이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신뢰도 대단했다. 정선아는 “처음 이 작품을 의뢰 받았을 때 제가 너무 좋아했던 ‘넥스트 투 노멀’의 창작진이 이 작품에 함께 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음악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작품의 OST에 대한 기대도 크다. 2014년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녹음한 OST는 발매와 동시에 브로드웨이 앨범 차트 1위, 빌보드차트 팝200 부문 19위에 올랐다. 이는 뮤지컬 OST 가운데 ‘렌트’(1996)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이번 한국 초연에 앞서 정선아·박혜나·유리아 세 명의 엘리자베스는 각각 뮤직비디오를 통해 압도적인 무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구소영 음악감독은 “그동안 복잡한, 어려운 작품을 많이 해왔는데 단연컨대 ‘이프덴’은 역대급이었다. 음악이 나노단위로 나눠져 있다. 등퇴장은 물론이고 갈등의 시작과 끝, 심경의 변화 등 사소한 변화들에 맞춰 음악이 조금씩 계속해서 변한다”면서 “음악과 물려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이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 덕에 이 작품만의 색깔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디나 멘젤이 부른 OST가 화제가 됐던 것에 대해 유리아는 “저희도 박혜나·정선아가 있다. 매회 귀호강을 하고 있다. 함께 할 수 있음에 너무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선아는 “내가 박치인가, 음치인가 생각했던 적이 처음이었다. 정말 부르기가 어려운 곡이다. 아리아가 아니라 연기를 해야하니까 아주 죽겠더라. 자괴감이 들 정도로 어려웠던 연습이었고, 지금도 어렵다. 매일이 떨림의 연속”이라면서도 “그 덕분에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차별화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역에 정선아·박혜나·유리아를 비롯해 작품에는 에녹·송원근(루카스 역), 조형균·신성민·윤소호(조쉬 역), 최현선·이아름솔(케이트 역), 정영아(앤 역), 조휘·임별(스티븐 역), 박좌헌·김찬종(데이빗 역), 전해주(엘레나 역) 등이 함께 한다. 2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