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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당대회 흥행 양날의 칼…네거티브 과열에 후유증 우려


입력 2023.02.24 00:30 수정 2023.02.24 00: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흥행 성공 비례해 네거티브 공방 격화

'시세차익' 의혹에 '법적 대응' 강수

"내부총질팀" 비난에 "北 아나운서냐"

후유증 우려 커지며 당내 '자제' 목소리

23일 오후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왼쪽부터) 황교안,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축제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국민적 관심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당내 '2인자'를 뽑는 집권여당 전당대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뜨거운 열기는 더욱 이례적이다.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데다가 당내 주류와 차기 대선주자 사이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 흥행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를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갈등 역시 관심도를 높였던 요소다. 여기에 막판 이준석계 인사들이 스크럼을 짜고 참전하며 더욱 흥미를 돋웠다.


하지만 뜨거워지는 열기에 비례해 후보자들 사이 네거티브 공세가 격화되며 전당대회가 혼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전날 3차 TV 토론회에서는 황교안 후보가 '울산 임야 시세차익' 의혹을 강하게 띄우며 "당과 나라를 위해 사퇴하라"고 압박하자, 분을 참지 못한 김기현 후보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하라"고 받아치는 일이 벌어졌다.


나아가 김 후보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직접 해명하면서 "허위 사실이 계속 유포되거나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를 하면 부득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천하람 후보의 경우에는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조수진 후보에 대해 심지어 "조선중앙방송의 아나운서가 연상이 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조 후보가 천·아·용·인 후보들을 '내부총질팀'이라고 규정하고 "대장동 부패 게이트가 떠오르지 않느냐"고 한 데 대한 반발이었지만, 다소 선을 넘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될수록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갈등은 봉합할 수 있지만 앙금은 영원하다'는 게 정치권의 오랜 진리다. 여권의 정치 원로들은 일찍이 이를 우려해 지도부 차원의 안정적인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17일 당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과거 우리 당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고 화합된 당으로 보이기 바란다"며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선 경선 때 가장 격렬하게 붙었고 앙금이 있다면 내가 제일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러한 생각이 없다"며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만들어 놓고 친윤·비윤이 섞여서 서로 비방하는 게 국민이, 특히 우리 당 지지 계층이 바라는 것이겠느냐"고 꾸짖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전당대회 후보들 모두 가까이 보면 내년 총선, 길게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까지 합심해 야당과 싸워야 할 동지들이자, 당의 주요 자원"이라며 "선거 국면이어서 지금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겠지만, 상대의 정치생명까지 끊어버리겠다는 식으로 나가는 것은 궁극적으로 당에 큰 손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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