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몸무게가 오히려 늘었다. 땀 흘리며 운동하면 배신하지 않는다더니. 이게 효과냐!!”
단기간 과하게 운동한 뒤 오히려 늘어난 체중에 실망해 운동을 접은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안타깝게도 잘못 알고 뱉은 평가다. 운동 후 몸무게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현상은 지극히 정상적인 흐름이다.
체중계에서 측정되는 체중은 뼈, 지방, 근육, 결합 조직, 혈액 등의 독특한 조합이다. 운동 직후 이러한 요소들의 질량은 바뀔 수 있다. 운동 후 수분이 얼마나 많은가, 근육에 염증이 얼마나 생겼는가에 따라 일시적 변화가 나타난다.
먼저 혈류량이 급격히 높아진다. 갑자기 버핏 테스트, 사이클, 수영 등 고강도 운동을 하면 에너지를 운반하는 전체 혈류량의 70~80%가 해당 부위 근육으로 이동한다. 이른바 ‘펌핑(pumping)’, 일시적 비대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근력 운동 직후 근육이 빠르게 커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사실은 근육이 커진 것이 아니라 혈류량이 근육에 집중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다. 혈류가 몰린다는 것은 근육에서 많은 에너지 소모와 노폐물 발생으로 혈액 요구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 시 입은 근섬유 손상으로 인한 회복 과정에서도 수분 등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내 몸에 있던 혈액의 위치가 이동한 것이라 그 자체로 체중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운동하는 것에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한다는 신비로운 사실을 파악한다면 이해하기 쉽다. 에너지를 비축한다는 것은 체내 수분과 글리코겐 보유량 증가를 의미한다. 수분만 축적되어도 일시적으로 최대 1kg의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이후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우리 몸과 근육이 그에 적응하면서 초기와 같은 수분 및 글리코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점차 안정화 되면서 체중이 줄어들고, 지방 조직의 구성 및 구조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킨다. 당장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지방 세포를 수축시킨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결과도 있다.
초기의 체중 증가는 대부분 체액의 증가, 즉 수분량에 의한 증가다. 운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증가다. 수분이 체중에는 포함되지만 체지방과는 거리가 멀다. 운동 초기 숫자에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수치보다는 거울이나 체 성분 변화를 관찰하면서 운동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고강도 운동을 할수록 우리 몸은 영양만큼이나 휴식도 많이 요구한다. 몸 상태에 따라 운동 강도를 낮추거나 빈도를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강도 높은 운동을 강행하는 것보다 ‘주 2회 20~30분씩’ 착실하게 걷기운동부터 시작하면서 우리 몸에 적응할 시간을 부여한다면 운동 초기 체중 변화에 따른 혼란도 줄일 수 있다.
단, 운동 후 폭식으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평소 하지 않던 유산소운동이나 웨이트를 한 뒤 ‘난 운동했으니 이만큼 먹어도 돼’라는 착각 속에 이전보다 폭식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운동 자체로 뺀 칼로리는 그리 높지 않다. 식단 조절(다이어트)을 하지 못한다면 운동으로 누릴 수 있는 건강과 감량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