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올해 1월 세르비아에 긴급인도구속 청구…몬테네그로서 효력은 '불확실'
몬테네그로, '유럽 평의회 범죄인 인도 협약' 가입국…세르비아와 송환 절차 같아
권도형, 미국서도 수사 대상…송환 국가 몬테네그로 당국이 판단해 결정
미국 뉴욕검찰, 권도형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
검찰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방침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라·루나 코인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와 함께 신속히 관련 절차를 밟기로 했다.
검찰은 올해 1월 5일 권 대표가 체류했던 세르비아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한 바 있다. 긴급인도구속은 긴급히 체포해야 하는 범죄인에 대한 인도 청구가 뒤따를 것을 전제로 체포·구금하는 제도다.
검찰은 이 긴급인도구속 청구가 몬테네그로에서 효력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필요한 절차를 파악해 진행할 계획이다. 몬테네그로 역시 '유럽 평의회 범죄인 인도 협약' 가입국이어서 세르비아와 송환 절차가 같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3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지문 자료를 보내 24일 본인이 맞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권 대표와 함께 현지에서 체포된 인물의 신원은 그의 측근인 한모 씨로 확인됐다.
권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지만 송환될 국가는 몬테네그로 당국이 판단해 결정한다. 권 대표의 신병이 미국으로 인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뉴욕검찰이 권 대표를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23일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지난해 9월 이미 권 대표에 대한 적색수배를 내리고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적극적으로 조치한 만큼 국내 송환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권 대표를 국내에 송환해 우리 사법 관할권 안에서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검찰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말 세르비아를 방문해 현지 당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진 뒤 지난해 4월 출국한 그는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최근 세르비아에 체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몬테네그로에서 함께 체포된 한 씨는 권 대표의 최측근으로 한때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맡았다. 한 씨 역시 같은 혐의로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해외로 동반 도주해 인터폴 수배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