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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선임한 변호사…박시연·이승연 기소한 '마약통 검사'


입력 2023.03.28 12:34 수정 2023.03.28 12:35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유아인, 코카인·프로포폴 포함 마약 4종 투약 혐의…27일 경찰 조사

유아인 변호인단에 박성진 변호사 포함…검찰총장 직무대행 맡았던 인물

2013년 의사·연예인 '우유주사' 프로포폴 투약 사건 대규모 기소하기도

유아인, 마약 투약 시점 자백 안 해…경찰, 투약시점 특정 위해 구간 감정 의뢰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 씨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에 출석한 모습.ⓒ뉴시스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4종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유아인 씨가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해 눈길이 쏠린다. 유 씨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3명 중 박성진 변호사는 지난 012~2013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며 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등 유명 연예인 다수를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한 '마약통 검사'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유 씨는 지난 27일 오전 9시 20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그는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1년 한 해 동안 유 씨가 프로포폴을 73회에 걸쳐 4400㎖ 넘게 투약한 것을 확인하고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달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유 씨의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간이 소변검사를 진행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고 동행 조사로 모발도 검사한 결과 대마, 코카인, 케타민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유 씨는 경찰에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전후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앞서 이달 23일 소환 조사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는 공식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인피니티 소속 변호사는 박성진, 차상우, 안효정 변호사 등 3명이다.


이중 박성진 대표 변호사는 부산 동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 수원지검 검사로 시작해 27년간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지난해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에 반발하며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사임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박 대표 변호사는 검찰 재직 당시 대한민국 마약 수사의 최전선에서 싸웠다. 국내에 마약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던 1996년부터 자진해 마약 전담 검사로 일한 것이다. 2006~2007년에는 미국 마약단속청(DEA) 초청으로 유학을 가 마약수사 최신기법을 배웠으며, 아시아·태평양 마약정보 조정센터 신설을 적극 추진해 정부 포장을 받았다.


박 대표 변호사는 2010년 무렵부터 국내 주요 마약사건에 부장검사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2013년 의사들과 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등 연예인을 불법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무더기 기소하는 성과를 냈다. 이 사건은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대규모 기소한 첫 번째 사례다.


그는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시절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수사도 맡았다. 박 대표 변호사는 이 사건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1심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아냈다.


박 대표 변호사와 함께 유 씨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안효정 변호사는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 남부지검·부산지검·대구지검·수원지검을 거쳐 2014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2015년 방위사업비리 합수단 팀장, 2016년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거쳐 2017년 대형로펌인 김앤장에 몸담은 바 있다.


차상우 변호사는 45회 사시 출신으로 부산지검·창원지검 통영지청·수원지검·전주지검 군산지청을 거쳐 안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2014년 서울중앙지검에 몸담았고 2017년 김앤장으로 옮겼다.


법조계에서는 유 씨의 경우처럼 상습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경우 언제 어디서 얼마나 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 자백이 필요한데 유 씨의 경우 응하지 않고 있어 경찰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상 마약 사범들은 자백을 하면서 마약을 함께 투약한 인물이나 공급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형량을 줄이는 '작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유 씨 모발과 소변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을 확인하긴 했지만 이는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 유 씨 측이 "밀폐된 공간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 근처에 있다가 오염된 것"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기 위해 구간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간 감정은 모발 전체를 감정해 마약 투약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모발을 2~3cm씩 잘라서 구간별로 감정을 맡기는 것을 말한다. 모발이 한 달에 평균 1cm 정도 자라는 점을 고려해 마약 투약 시점을 특정하기 위한 절차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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