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복당하겠단 마음 담아 탈당계"
李 "박순자·김현아엔 관심들 없냐"
'물귀신 작전'에 당내서도 비판 나와
"우리 잘못 덮으려 저쪽 들춰내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5·2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해결한 뒤 복당하겠다는 탈당계를 제출했다. 송 전 대표의 탈당계 제출로 한숨돌린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힘 박순자·김현아 전 의원을 거론하는 등 노골적인 '물타기'에 나선 모습이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5일 오후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송 전 대표는 탈당계에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전당대회 관련 논란을 해결하고 복당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탈당계를 제출한다"고 기재했다.
이처럼 '마음은 민주당'에 그대로 남긴 탈당계지만, 복당희망부 탈당계라고 해도 형식적으로는 탈당이 됐다. 이재명 대표는 송 전 대표의 탈당으로 더 이상 민주당에서는 이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듯이 국민의힘 사례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재명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박순자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가느냐. 관심들이 없느냐"고 되물었다. 전날에는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출당(黜黨) 조치가 필요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느냐. 모르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순자 전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안산 지역에서 시의원 공천을 빌미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다. 김현아 전 의원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탈당했다고 해도 당내에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여전히 적지 않은데,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 일부 사례를 거론하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는 것은 부적절한 '물타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제기된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고 프레임을 갖다붙이는 것은 굉장히 오랜 정치권의 관행"이라면서도 "나의 잘못을 먼저 해소하고, 국민들이 보기에 '저기는 잘못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동권 출신 대표주자가 전당대회 때 돈봉투를 뿌렸다는 녹취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은 운동권 출신들도 부패했구나, 기득권 집단들이 맞구나 라는 것으로 전락하고 있는 시기"라며 "지도부는 아주 단호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 시기이지, 이것을 프레임 전쟁으로 전환해서 해결해보겠다고 했을 때에는 결코 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