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에 말을 안 듣네?" 관리소 직원에 가스총 쏴버린 유명 입주민

한 아파트 입주인이 아파트 외벽 공사 중이던 인부가 자신을 노려봤다는 이유로 관리사무소에 항의하러 갔다가 직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가스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JTBC 사건반장

26일 충북 음성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입주민 A(60대)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60대 입주민 A씨는 25일 오전 7시쯤 충북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시설관리 직원 B씨에 가스총을 발사했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외벽 도색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부들이 A씨는 인부들이 집 안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노려봤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A씨는 흉기를 들고 내려와 공사 관계자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이에 공사 감독이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불안해서 공사를 못하겠다"며 "외벽 공사는 줄에 매달려서 하는데 줄이라도 자르면 우리가 죽을 수도 있다"고 두려워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저희가 현장을 잘 감독하겠다"며 중재했고, 외벽 공사는 다시 재개됐다.

그러나 A씨는 다시 한 인부가 "자신을 노려본다"며 "누구 허락받고 이렇게 공사를 하느냐"고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터뜨린 것. 또 A씨는 관리소장에게 "공사 관련 5년 치 서류를 다 검토할 테니 준비해 놔라"라는 요구까지 했다.

이후 관리사무소에 다시 찾아온 A씨는 관리소장이 준비해둔 서류는 정작 쳐다보지도 않은 채 직원들을 향해 "표정이 예의가 없다"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 등 막말을 했다.

다음날인 25일 A씨는 오전 6시부터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어제 못 본 서류를 마저 보겠다"고 행패를 부렸다. 7시에는 직접 찾아와 "다른 서류를 가져오라"고 따져댔다.

이에 50대 시설관리 직원 B씨가 "어제 준비한 서류도 한 건도 안 보시지 않았냐"며 "저는 현장 실무자라서 서류 부분은 잘 모른다. 이거 먼저 보시고 사무직원 오면 이따 전달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씨는 갑자기 격분하더니 "직원 주제에 말을 안 듣냐"며 주머니에서 가스총을 꺼내 B씨의 얼굴을 향해 쐈다. 두 사람의 거리는 불과 50cm 였다.

이로 인해 B씨는 그대로 쓰러졌다. 당시 B씨는 왼쪽 눈썹 뼈에 가스총을 맞았는데, 총구가 조금만 아래로 향했다면 실명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A씨는 쓰러진 B씨를 향해 "싸가지가 없다. 너 같은 놈은 죽어도 된다"라는 막말을 내뱉었다.

제보자에 따르면 A씨는 이미 동네에서 행패, 갑질 등으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A씨가 2017년 해당 아파트에 이사 왔을 당시, 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해당 아파트에 연락해 "그 사람 아주 무서운 사람이니까 조심하라"며 미리 신신당부를 할 정도였다고.

B씨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지만 A씨에게서 그 어떤 사과나 연락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건과 관련해 양지열 변호사는 "특수상해로 이 정도 위험을 불러일으켰다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후 특수상해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