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청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이 여성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후 이를 청원경찰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사실이 발각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강남구청 청원경찰 A씨는 2021년 학동역 인근 헬스장에서 여성의 얼굴과 다리 등 신체가 담긴 사진 2장을 몰래 찍었다.
A씨는 "찍는 순간 절묘하게 가렸네요. 일부로 구도 잡고 찍어보려 했는데"라며 사진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또 사진 속 여성에 대해 "구청에서 절대 볼 수 없는 클래스" "월화수목금토일 한 명씩 만나보고 싶다" "여자가 레깅스 입고 엎드려서 하체 운동을 하는데 엉덩이 골이…" 등 성적 품평을 했다.
이에 다른 청원경찰이 "맘에 들면 예쁜 애들 앞에서 바지 한 번씩 내려. 그러면 경찰서에서 매일 만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자, A씨가 "생각도 못 한 꿀팁! 실행해보겠습니다"라고 답하기까지 했다.
이 대화 내용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재되면서 알려졌다.
A씨의 행동을 보다 못한 게시글 작성자는 "넌 안 되겠더라"며 "너를 보면 몰카(불법 촬영) 찍어대고 자랑인 것처럼 품평하듯 으스대는 것 꼴 보기도 싫다. 지나가는 사람들 힐끔힐끔 보면서 네 맘대로 품평회를 여는 것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하며 단체 대화방 캡쳐본을 공개했다.
강남구청 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구청에 A씨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이에 강남구청 감사실과 총무과는 조사를 시작해 A씨를 업무 배제했다. 지난 5일 강남경찰서에 수사를 의뢰를 한 뒤 10일 A씨를 직위 해제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대화는 2021년쯤 주고 받았고 현재 해당 대화방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모든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청 측은 "해당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추가로 징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