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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책값이 1억 6000만 원…MBC는 왜 말을 못 하나?"


입력 2023.09.02 13:16 수정 2023.09.04 15:53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MBC노동조합(제3노조) 2일 성명 발표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MBC 공식 홈페이지

대선을 6개월 앞둔 재작년 9월 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김만배 씨가 뉴스타파 전문위원 신학림 씨와 인터뷰를 한다. 윤석열 후보가 검사 시절 대출사건을 무마해줬다는 내용. '그러니 대장동 의혹의 몸통은 윤석열이다'라는 이재명 후보 측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닷새 뒤 김만배 씨는 신학림 씨에게 책값이라며 1억6000만 원이 넘는 거액을 보낸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7일 뉴스타파는 이 인터뷰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당시 MBC 뉴스데스크는 어땠나? 뉴스타파 보도를 기다렸다는 듯 [김만배 "윤석열이 그냥 봐줬지, 사건이 없어졌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시작으로 무려 4꼭지를 쏟아부으며 사실상 그들과 한배를 탔다. 그때 성장경 앵커는 “윤 후보가 사건을 그냥 봐줬다는 건데.. 대선을 이틀 앞두고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라며 사실상 선동보도에 앞장섰다.


어제 신학림 씨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 인터뷰를 해주고 거액을 받은 뒤 뉴스타파를 통해 허위사실을 보도하게 한 혐의다. MBC뉴스가 이번엔 어땠나? ["돈 받고 허위 인터뷰"..신학림 압수수색"]. 달랑 한 꼭지.


내용을 보면, ‘정말 다루기 싫은데.. 안 하면 욕먹을 거 같으니 시늉만 하자’라는 투다. 성장경 앵커는 이번엔 "신 전 위원장은 ‘허위인터뷰가 아니고, 금전거래는 정당하게 책 판 대금’이라고 주장했습니다"라고 굳이 해명을 앵커멘트로 써줬다. 1억6000만 원짜리 책이라니...당사자 해명이라면 분별없이 그렇게 아무 말이나 전해주는 게 옳은 일인가?


무엇보다 MBC는 김만배 씨가 인터뷰 직후 신 씨에게 책값으로 준 돈이 1억6000만 원이 넘는다는 팩트를 무시했다. 무슨 책값이 1억6000만 원이나 되나?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도 되는가? 비상식적 거액으로 누가 봐도 수상한 거래라는 게 기사의 주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런데 MBC는 왜 그 액수를 직접 언급하기를 꺼렸을까? 그 금액은 신 씨의 인터뷰에만 나올 뿐, MBC는 기자의 멘트나 자막으로도 표시하지 않았다. 어느 언론이 기사를 이런 식으로 쓰는가 말이다.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데일리안DB

MBC는 왜 그랬을까? 여전히 검찰을 못 믿겠다는 메시지인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신 씨가 직접 밝힌 책값은 제대로 짚었어야 마땅하다. 언론으로서 전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나? 그러면 대선 직전엔 뭘 믿고 4꼭지나 할애해 김만배 씨의 말을 그대로 틀어줬는가?


우리 노조는 또한 신학림 씨가 과거 언노련 위원장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전관대우라도 해주고 싶었는가? 언노련 일색의 MBC 보도국은 이럴수록 더 냉정하고 준엄하게 다뤘어야 했다.


이번 사안은 한국 언론인 전체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추접한 인터뷰 거래 사건이다. 신학림 씨는 어제 "김만배 씨 인터뷰가 거짓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저 뉴스타파가 요구하는 자료와 정보를 제공한 것뿐"이라고 남 말하듯 발뺌했고, 뉴스타파는 "신 씨가 김 씨에게 책을 팔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했다. 뉴스타파도 책값 거래가 문제로 보이긴 하나보다.


웃기고들 있다. 언노련 위원장을 지냈다는 자와 언노련과 궤를 같이하는 뉴스타파는 그 몰염치와 정파성으로 한국 기자들의 격을 함께 낮추고 있다. MBC 보도도 똑같은 길로 가고 있다. 창피한 줄 알기 바란다.


2023.9.2.

MBC노동조합 (제3노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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