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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굳이 '김건희 명품백' 질문 넣은 MBC 여론조사…이재명 것은 다 뺐다"


입력 2024.01.02 15:54 수정 2024.01.04 01:58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MBC 노동조합(제3노조), 2일 성명 발표

MBC본사 주변에 걸려 있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퇴진 요구 현수막.ⓒMBC노동조합(제3노조)

새해를 맞아 언론사마다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상파 3사도 내년 총선 등 정치이슈를 중심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번에도 유독 MBC는 정파성을 드러냈다. 여권에 민감한 이슈인 김건희 특검법과 명품백 수수의혹 사건을 방송사 중에 유일하게 설문에 넣어 주요이슈로 앞세워 보도했다. 이미 기획한 편파적 기사에에 맞춰서 통계 숫자만 얻기 위한 설문조사라는 의혹을 살만했다. 또 여권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교묘하게 설문을 작성하는 등 총선 민심에 영향을 미치려 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1, ‘특검법’ 등 여권 악재만 대놓고 질문


여론조사 3꼭지 중 첫 번째 꼭지는 대통령 국정운영지지도로 시작했는데 사실상 김건희 특검법 대리공세였다. 3사 중 MBC만 유일하게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질문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규명하자는 특별검사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자세히 보면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규명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포함시켰는데, ‘총선개입용 악법, 실시간 혐의 브리핑’ 등 여권이 주장하는 거부권 행사의 이유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민주당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 같았다.


MBC는 그러면서 또 별도로 ‘김건희 명품백’에 대한 질문을 넣었다. 전직 MBC 기자가 연루된 불법 함정취재 보도에 대한 반성은커녕 여론조사 문항에 넣어서 공세에 나서겠다는 의도였다. 특히 질문의 내용도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과 몰래카메라 논란 중 무엇이 중요하냐?’면서 둘을 동등한 비교대상인 것처럼 취급했다. 불법 함정취재 공작의 불법성을 물타기하겠다는 의도이다. 특히 일반인들은 함정취재의 의미와 폐해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기 보다 명품백 수수라는 자극적 소재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는 점을 이용한 악랄한 설문이라 하겠다. 사실 이같은 정치적 문항은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느냐 아니냐 취사선택이 중요한 사안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설문은 ‘이미 결과를 예상해서 기사를 써놓고 숫자를 끼워맞춘 악질 여론조사’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반면에 MBC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 민주당의 악재는 설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2일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상암동MBC본사 주변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안형준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MBC노동조합(제3노조)

2, 이준석 신당만 물은 이유는?


올해 총선 향배를 가를 요소 중 각 당에서 분화된 신당 이슈가 있다. MBC와 SBS가 이 문제를 설문으로 다뤘는데 차이가 컸다. MBC는 설문에서 신당 지지자들에게 ’어느 신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냐?‘면서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런데 이후에 별도 문항으로 이준석 신당의 창당 취지에 대한 견해만 물었을 뿐 이낙연 신당에 대해선 별도로 거론하지 않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보수 여권의 분열을 응원한 티가 너무 난다.

반면에 SBS는 이준석 신당 찬반, 이낙연 신당 찬반을 단순하고 공평하게 물었다.


3, '한동훈과 윤석열 향후 관계' 이런 질문은 왜 한 것일까?


MBC 여론조사 문항 중에 정말 희한한 질문이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내용이다. 기괴한 질문이다. 무슨 드라마 시나리오 쓰는가? 이런 막연한 감상평 같은 질문을 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3가지 선택지에 나타나있다. '전보다 수평적이 될 것이다‘ ’차이 없을 것이다‘ ’전보다 수직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다시말해 '한동훈은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민주당측 프레임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성 질문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창의적 기괴함이다.


여론조사 문항은 보도책임자들 마음의 거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음흉한 속내가 그 문항 속에 독한 악취를 풍기며 드러나 있다. 4월 선거를 앞두고 편파보도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새해 첫날 여론조사부터 우려대로였다. 편파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용기만큼 그 결과에 책임질 각오도 함께 하기 바란다.


2024.01.02

MBC노동조합 (제3노조)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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